동양글로벌(주)에서(1995-1996)

동양글로벌에서 11; 농유공 싱가포르 현지법인과, 중국산 참깨 4천톤을 ‘수의계약’하였다.

햄릿.데미안.조르바 2019. 2. 23. 20:44

/동양글로벌에서 11; 농유공 싱가포르 현지법인과, 중국산 참깨 4천톤을 ‘수의계약’하였다.

(해태상사에게 2천톤을 주고, 동양글로벌에게도 ‘덤’으로 추가 2천톤을 주었다.)

 

농유공 입찰 8천톤에 대하여, 수단산 4천톤과 중국산 4천톤으로 ‘중재’ 완결하는 것으로 모든 서류상 계약을 마무리하고, 홍콩과 싱가포르 출장길에 올랐다.

(홍콩은 ‘중재’ 후속절차 마무리를 위하여 Mr.Wong과 만났고...속으로는, 나의 ‘동양글로벌’이후를 타진하고자 하였다...정본부장의 특명을 가지고, 싱가포르의 농유공현지법인 사무실을 찾아갔다.)

 

내가 홍콩 출장을 간다하니, 해태상사의 본부장과 담당과장이 함께 따라붙었다.

내가 혹시 Wide Source의 Mr.Wong과 밀약을 하지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해태상사의 본부장은 나를 몰라도 한참 몰랐다.(그는 해태제과 연구직 출신으로서, 내가 농산부장일 때 옆부서 해태그룹지원부서장이었는데, 얼마전 내가 떠나고나서 ‘본부장’이 된 자였는데, 국제입찰사업에는 경험이 전무하였다.)

어떻게 보면, 해태상사로서는, 일단 나의 움직임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었다.

(농유공을 대신하여, Wide Source 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적 일만 하였으니, 그 외 특별한 일은 없었다.)

 

나는 농유공 정본부장이 지시에 따라서, 싱가포르 농유공 사무실에 갔다. 그곳 법인장으로는 전수0부장(고대법대, 내가 땅콩수출사업 때 농유공 담당과장, 대단히 강직하고 원칙적...일본땅콩수출사업 때, 그는 그때 해태상사의 땅콩수출비즈니스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었다. 농유공은 농림부의 땅콩원자재 수입추천권을 위임받고, 수출용원자재땅콩 사후관리를 맡고 있었다.)가 책임을 지고 있었으며, 국영기업체의 신설법인이기 때문에 마땅한 수익사업이 없었다.

마침 국내참깨수급계획상, 정부의 참깨 추가발주가 필요한 시점이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더 자세한 참깨 수급상황이나 농유공의 해외현지법인의 수익사업등에 대해서는 알 필요도 없었다.

분명한 것은, 수의계약으로 중국산 참깨를 이용해야 한다는 그들의 결정이 나로서는 눈여겨볼 일이었다.

 

나에게 전부장이 넌지시 물었다. 중국산 참깨 수의계약을 해야하는데 중국산 가격을 얼마까지 내릴 수있느냐였다.(보통, 수의계약은 좀처럼 기회가 없지만, 수의계약인 만큼 모든 조건들이 매우 까다로웟다. 특히 계약가격이 최근가격에 비하여 경쟁력이 눈에 띄게 좋아야 했다. 따라서, 지난 입찰가격기준하여 경쟁력이 있어야했다...나는 이런 방면의 밀고 당기는 상담에 일가견이 있다. 무엇보다도, 공급자의 팔고자 하는 의지가 있느냐가 최우선적으로 알아내야 하고, 꼭 팔아야하는 입장이라면 그다음 가격은 큰문제가 안되었다...문제는 팔고 싶으냐?)

나는 전부장에게, 톤당 30불정도 싼가격이면 수의계약으로 밀어붙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전이사는 그렇게 많이 깎아낼 수 있겠느냐(그는, 아무리 많이 깎아도 톤방 10불정도 생각하였을 것)고 되물었다. 나는 빙긋이 웃으며 한번 밀어붙여보자, 잠시만 기다려 보자고 하고는, Mr.Wong을 전화로 불렀다.

 

나; 지난 입찰, 어찌 되었든간에 4천톤 팔수 있었으니, 참 잘된 일 아니었느냐?

Wong; 물론이다. 그때는 Mr.Park의 노력이 매우 컸다.

나; 본론으로 들어가자. 지난번 8천톤중 팔지못한 4천톤 아직 재고로 있느냐?

Wong; 지난번 전량 8천톤 전량 중국산으로 팔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수단산이 나타나서 낭패를 보았으며, 지금도 재고로 쌓여있다. 어디 팔 데 없느냐? 농유공 다음 입찰은 언제쯤 있느냐?

나;(팔고자하는 자의 말씀이 이러하면, 물건 파는 일은 어렵지 않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안다.) 내가 지금 싱가포르 농유공 사무실에 출장와 있는데, 다음 입찰이 언제쯤 있을지 또는 입찰보지 않고 바로 ‘수의계약’할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보고 다시 전화하리다...

나; 입찰 알아보기 전에, 지난번 팔지못한 4천톤에 대한 너의 희망가격은 얼마정도? 톤당 50불 정도 깎아 줄수 있을까? 많이 깎아줄 수 없으면, 수단산 참깨는 어떤지 Huyton의 Mr.Philip에게도 물어봐야겠다.(Mr.Wong은 Mr.Philip을 나보다 더 잘안다. 그가 Mr.Philip을 해태상사 Mr.Park에게 소개해준 장본인 아닌가)

Wong; 양유공사(중국의 중앙정부가 지정한 양곡.곡물.농산물수출공사)에 한번 상의해보겠다.(팔고자 하는 자가 한번 상의해보겠다는 것은, 50불정도 깎은 가격이면 가능하다는 간접 의사표시다. 어디 처녀가 먼저 치마끈을 내린다 하겠는가? 하물며, 여차하면 수단산 참깨로 방향을 틀수 있다는 '경고‘싸인까지 보냈으니, 그가 잘 알아서 가격을 낼 것이리라..반대로, 물건을 팔 입장이 아니라면, 아무리 기를 쓰고 수단방법을 모두 동원해도 그들은 꼼짝도 하지않는다.)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

나의 일처리 순서.방식대로 밀어붙였다.

전부장에게 Mr.Wong과의 상담결과를 알려주고, 나는 그에게 구체적 상담에 들어갔다.

나; 지난 입찰가격보다 톤당 40불 싸게 공급하겠다...수량은 당장 선적가능하게 2천톤.

전;!!! (많아야 10불정도 예상했는데 40불씩이나...@@@)

나; 해태상사의 코미숀은 10불만 주고, 나머지 30불은 농유공 싱가포르 법인수익으로 하세요.((솔직히, 지금 이글을 쓰면서, 정말 톤당 30불이 싱가포르법인 수익이 되게 계약을 했는지 기억이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때당시로는, 생각지않은 코미숀이 수익으로 잡히게 계약을 해주었다. 10불? 20불?))

전;!!! 해태상사에 10불만 줘도 되나? 그리고 우리에게 30불이나 줘도 괜찮아?(10불도 많은데...30불씩이나 주다니 이런일이 다 있다니...)

나; 수의계약 기회를 주었지 않아요? 어느 종합상사가 이런 기회를 얻나요? 나나 되니까, 전부장님이시니 저에게 이런 수의계약 기회를 주시는 것이고...중국의 공급자는 당연히 좋은가격을 내놔야 하지요. 수의계약인데, 누가 봐도 ‘좋은가격’으로 서면보고 돼야 하지 않습니까?

전; 과연 ‘박이사’답네. 시원시원하고...코미숀도 이렇게 많이 챙겨주고...하.

 

나는 홍콩의 Mr.Wong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산 2천톤을 지난 입찰가격보다 40불싼 조건으로 농유공 싱가포르가, 입찰보지않고 수의계약으로, 사주겠다고 통보하였다.

Mr.Wong은 뛸 듯이 좋아하였다. 팔지못한 2천톤을 팔수 있게 되었고, 50불 깎아줄려고 했는데, 40불 싸게 사주겠다하니,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 역시도, 그래서 Mr.Park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지않은가!!!)

 

전부장이 농유공 본사의 정본부장에게 수의계약으로 중국산참깨 2천톤을 지난번 입찰가격보다 40불 싼 가격으로(싱가포르 수익 톤당30불 보장) 하겠다고 보고하니, 정본부장은 추가로 2천톤 더 계약할 수 있느냐였다.

 

전; 박이사도 한입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본부장 말씀이 박이사에게도 ‘선물’하나 주라고 하시는데...2천톤 더 하면 안되겠느냐?

나; 그래도 괜찮습니까? 그러면, 동양글로벌 명의로 수의계약 체결해주시죠.감사감사합니다.

전; 꼭 동양글로벌로 하지않아도 되는데?

나; 감사합니다만...이것은 ‘동양글로벌’ 명의로 해야합니다. 이제야 말씀드리는데요, 저 이번 참깨 입찰 문제로 농유공 정본부장이 저에게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했을때부터, 이미 ‘동양글로벌’에 임원 ‘사임’하고 문제 해결하기 시작하였고, 싱가포르 출장오면서, 정식으로 ‘사직서’ 제출하고 왔습니다. 그러하니, 더욱더 ‘동양글로벌’명의로 계약해야합니다.

전; 아니 이친구 정말...알다가도 모를 친구로세...놀랄노자 아닌가.

(나에게는, 정말 생각지않은 선물이었다...‘모든 일이 나로 비롯되어 일어났으니, ’‘결자해지’‘마음으로 조건따지지않고, 성심성의껏 문제를 풀어주었더니, 소리없이 벌써 ‘보답’으로 돌아오는구나. 세상사 어떻게 보면, 쉬웠다. 골치아픈 문제를 풀어주었더니...답례품이 금방 들이닥쳤다. 아니면, 톤당 30불의 코미숀이 큰일을 했을까?)

(보통, 종합상사들의 힘깨나 쓰는 부장이나 이사들은, 이런 경우, 뒷돈을 챙긴다...공급자에게 50불 깎으라하고, 10불-15불 정도는 개인호주머니로 따로 챙기기도 한다...나는 그러하지 않는다...나에게 선물한 2천톤도 ‘동양글로벌’ 법인명의로 계약하였고, 톤당 10불의 코미숀도 동양글로벌 법인의 코미숀으로 처리하였다. 비록 나는 이미 ‘사임’을 하였으므로, 개인 뒷돈으로 챙길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멀리, 멀리 보고 가야 했다. 푼돈 몇푼 챙기려하면 정말 ‘큰돈’은 내 주머니속으로 들어오지 않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나는 본능적으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