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에서 호텔 잡기1, Riverside?
/빠이에서 호텔 잡기1, Riverside?
문제는 다음.
호텔예약을 하지않고 왔으니 어느 호텔에 여장을 풀어놓을지가 급선무.
나는 배가 고파왔지만, 민생고는 호텔을 잡아놓고 봐야할 일이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말이다.
차를 몰다보니 소위 빠이의 그 유명하다는 ‘워킹스트리트=Walking Street'를 지나고 있었다. 갑자기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떼거리로 움직이고 있었다.
평화요, 자유요 외쳐대듯이 아무렇게나 흐르고 있었는데 이것이야말로 그래 ‘해방구’였다.
누구나 어우러지고 누구나 누구로부터 아무런 방해를 받지않는, 누구나 평등, 누구나 평화, 누구나 자유.자유.자유 만세 만만세였다. 모두가 같은 대동세상이 바로 이곳이었다. 그래서였구나 싶었다. 여기는 코쟁이, 흰둥이들이 우리누렁이오리엔탈족속들을 압도하였다. 숫적으로...
오토바이는 왜 그리 많은지, 밤이 되면 더 가관, 더 볼만하다하니 이따가 다시 볼 일이었다.
‘밤이여 어서 오라’였다.
(호텔을 찾아서 하룻밤 내것으로 만들기로 하였는데 이야기가 삼천포옆 사천포로 빠질뻔 하였다.)
어디 주차할 곳이 없나 아무리 살펴도 사람들만 가득가득 많을 뿐, 마땅히 주차할 곳이 보이지 않아서 차를 끝까지 몰고나갔다.
워킹스트리트끝즈음에서 빈공간이 나왔다. 무작정,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주차해버렸다.
주차장 앞으로는 시냇물이 흐르고(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사람들은 이곳을 시냇가로 부르지않고 리버사이드=Riverside로 부르고 있었다.), 그 주변으로 여러 호텔들이 널려있었다.
그중 하나, 제일 눈에 띄는, 가장 잘생겨보이는 곳으로 찾아들어갔다. Rim-Pai Cottage.
굳이 우리말로 옮겨보자면, ‘빠이의 환상=원형처럼 모여있는 오두막집’쯤 될까? 우리말로 옮겨놓고보니, 직역을 한셈이 되었는데 의역을 해주자면, ‘빠이강흐름따라 자연을 품은 천국에 있는 집’쯤 어떨까? 너무 뻥을 쳤다고요? 빠이에 첫여행인데 뻥 좀 치면 어때요 해해해.
‘자연을 품은 천국의 집’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보무도 당당하게, 내가 누구인가 한국에서 오신 그 유명하다는, 모르는 사람은 모르지만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있는, 그 유명한 누구 아니던가?
알만한 사람은 모두아는 나; 나는 누구인데, 나는 빠이에서 제일 좋은 호텔을 찾고있는데요, 방 있스무이까?
리샙션; 죄송하게도 빈방이 하나도 없는디요.
나; 주말이라 그러한 모양이죠?
그녀;넵.
나; 실례지만, 주변에 쓸만한 호텔 좀 소개부탁해도 될까요?
그녀; 슈어. 하나둘셋...어디1.어디2.어디3.
나;고마버유. 참 그런데요, 귀 호텔은 얼마정도 하는지 물어보면 실례되나요?
그녀;노파브러유. 삼천밧이랑게라.
나;(속으로 홧? 헐!) 댕댕큐큐. 씨유 다음에...
어, 오늘따라 영어가 왜 이리 잘되지? 빠이란 좋은 곳에 왔더니 드디어 나의 숨은 영어실력이 이제야 터져 나오는 것인강? 해해해.
역쉬, 여행은 해봐야 맛이고, 그것도 아무런 계획없이 일단 저질러놓고 부딪쳐보면, 곳곳에 막혀있던 장벽들이 하나하나 허물어져 나가준다는, 뭐 그런거 아닐까? 또 뻥을 쳐보았나이다.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중년여인의 얼굴이 그대로 떠오른다.
어찌나 친절한지 어찌나 내 질문을 이쁘게 잘 받아주는지, 한참 젊었을 땐 한가락 했음직도 한, 체형과 얼굴이었는데 거기에 숨겨놓은 지혜까지 있었다는 것 아닌가?/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