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상사(주)에서(1980-1995)

Dharmala Group 3, 선동열급 정통파강속구투수, ‘또다른 운명과의 만남’

햄릿.데미안.조르바 2019. 1. 22. 21:40

/Dharmala Group 3, 또다른 선동열급 정통파강속구투수, ‘또다른 운명과의 만남’

 

나의 예상대로, 그들은 나의 제안을 한치도 바꿈없이 승인해주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해태상사의 Mr.Park은 굴러들어온 복덩어리나 마찬가지였다.

누가 한국시장에 타피오카 수입시장이 있다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런데 그 바이어시장에서 태국과 한국의 타피오카 시장을 속속들이 알고있는 자가 제발로 그들의 집에 찾아왔으니 나는 그들에게 ‘천사’였다.

(돌이켜보면, 농산팀장이 되고나서 모든 Telex 파일을 읽어본 나의 업무파악스타일이 오늘을 있게한 숨은 공로자였고, 태국산타피오카 공급이 어려워져 대한주정협회 회원사에 ‘백지약속’한 그때가 ‘역사적 기점’이었다면, 오늘 그들이 해태상사 Mr.Park에게 한국시장 판권을 준 것은 ‘운명의 시작’이었다.)

 

생각지않게 사소한 문제가 나왔다.

F.O.B.

큰일에는 반드시 문제가 끼어드는 법. 그러나 대마불사.

그동안 수많은 상사맨 생활을 해오면서 얻게 된 것으로, 큰 상사일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따라다녔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 것이 있으니,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서투르게 다루거나 무시해버리면, ‘대마불사’가 아니라 큰일이라도 사소한 일로 잘못될 수 있다는 것. ‘대마소사’가 된다는 것.

이제까지의 해외거래선들과의 계약은 모두 C&F, 즉 물품대+해상운임=수입지 도착가격이 일반적이었다. 태국산 타피오카칩/옥수수, 중국산참깨.땅콩.팥.녹두 그리고 인도산 대두박 가격이 모두 C&F에의한 가격조건이었다.

그런데 Dharmala Group은 오로지 F.O.B(본선 인도기준 가격)=선박의 본선까지 선적해주는 조건 가격으로만 거래한다는 것.

그러니까, 타피오카칩을 사는 해태상사가 해상운임을 더하여, 한국의 최종바이어인 대한주정협회에 납품하라는 것.

무역실무 책에서, 가격조건중 하나로 F.O.B를 알고 있었지만 실제 거래에서 F.O.B에 의한 거래를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눈앞에 캄캄해졌다.

금방까지 희희낙락하며, ‘미스 유니버스’급이니, 선동열급 정통파투수니 하며 또다른 운명적 만남을 이야기 하였는데, 이 F.O.B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내가 누구인가? 이러한 문제는 문제 축에도 들지 못하는 것 아닌가?

더 골치아픈,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듯 하는 큰문제들도 풀어내고 살아왔는데, 가격조건이 본선인도가격으로만 바뀌고, 품질은 최고로 좋고 공급자는 정통파강속구투수로 평가되었는데, 무슨 다른 문제가 있껬는가? 있다면 그 문제는 곧 해결될 것 아닌가?/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