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사료곡물사업으로, Agrimpex=Huyton과의 운명적 만남!! ‘니그로, 니그로다’
/다음은 사료곡물사업으로, Agrimpex=Huyton과의 운명적 만남!! ‘니그로, 니그로다’
해태상사의 농산사업은 크게 세 분야;
1.농.유.공의 특용작물(참깨.땅콩.팥.마늘.양파.고추등) 국제경쟁 입찰사업
2.대한주류공업협회(진로.백화등 소주공장의 협의회)의 주정용 타피오카칩 사업
3.한국사료협회.축협의 사료곡물입찰사업
4.기타(한국전분당협회의 옥수수, 제함조합의 팔, 팝콘협회의 뻥튀기옥수수등)
1번사업은 주로 중국산농산물을 국제경쟁입찰로 정부가 수입하여 국내물가안정용으로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것.
우리는 첫계약으로 중국산녹두를 판매성공하여 E&S(=Wide Source)라는 중국정부 양유공사의 막강파워와 Sole agent 계약을 체결, 특용작물공급라인을 확정시켰다.
2번 사업은, 태국산 타피오카칩을 국내소주업체에 판매하는 것인데 전통적으로 우리해태상사가 경쟁우위에 있었으며, 나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태국이어서 큰 걱정을 하지않아도 되었다.(그러나, 태국산 농산물이 대외경쟁력이 자꾸 떨어지는 상황이라 가까운 장래를 예비하여야 했다...‘인도네시아 타피오카칩’개발은 후술)
문제는 3번, 사료곡물사업이었다.
앞서 KS무역이 Peter Cremer와 한국사료시장을 진출하므로써, 우리 해태상사는 유력공급업자가 없었으니, 축협이나 한국사료협회의 입찰에 응찰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
나는 서둘러 유력공급업자 확보에 나섰다. 이름만 내걸고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사업에서 의미가 없었다. 참가에 의의가 있다? 상사맨에게는 그야말로 넌센스.
선동렬급 강속구투수를 모셔와야 했다. 그래야 승률이 많고 승리가 보장되는 것.
경쟁입찰에서 낙찰이 되지 못하는 것은, 죽음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변화구 위주의 기교파 투수는 싫었다. 맞더라도 정면승부하는 정통파강속구 투수가 더 좋았다. 가끔 1승씩 하는 투수보다는, 년10승이상이 보장되는 정통파 투수가 필요했다. 꿈이 크다고요? 꿈이라도 크게 꾸어야지 처음부터 3류급 투수를 데려오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미 검증돼 있는 유력공급자들은 거의 한국사료곡물입찰시장에 등록돼 있었다.
직원들은 회의적이었다.
고만고만한 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그런대로 끌어올 수는 있겠지만, 10승 이상을 보장하는 150키로대 전후를 던질 수 있는 강속구 투수 어디 없을까? 기교는 부리지못해도 우선 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를 나는 찾고 또 찾아나섰다.
(중국산 대두박이나 채종박 수입은 Wide Source 와 그런대로 입찰참가하고 계약도 하였지만, 인도산 대두박/채종박 공급자는 없었다. 아시다시피, 인도는 채식주의가 일반적이고 식용유를 얻고 남아있는 식물성 박류가 흔하니, 이의 공급업자를 찾아야 사료곡물사업=엄밀하게는 ‘부산물사업’ 을 완결하는 것.)
기회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내가 홍콩에 출장갔을 때, Wide Source 경영진들과 저녁을 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누구’는 중국에서 유럽으로 중국산 사료곡물 부산물(대두박, 채종박, 면실박등, ‘박’은 곡물의 씨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로 동물사료로 쓰인다. 우리의 깻묵을 생각해보라.)을 대량으로 구매해간다는 것. 그는 모르긴해도 인도산 대두박도 레귤러리 구매해 갈 것이다 하였다.
나; 그 ‘누가’ 누구냐?
그; 그야 어렵지 않지요. 첫째는 European Traders 가 있고, 그 다음으로는 Agrimpex 가 있지요.
나; 우리 해태상사에게 소개해주시지요? 한국의 사료곡물시장은 일본다음으로 크고, 우리 해태상사는 아직 유력공급자가 없으니, 함께 뛰어들어 보시지요?
(International trading house 에는 불문율이 있다. 누구를 누구에게 소개시켜주고 성공하면, 일정 소개료를 받는다. 나는 소개료를 따지기 전에 우선 사료곡물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성공하면 일부 수수료를 쥐어주면 될 일이었다. 지금 이마당에 수수료를 어떻게 할지 따져서 무엇할 것인가? 나는 문제제기 없이 그냥 넘어갔다.)
(공급자의 능력만 가지고 해외수입시장에 성공할 수 없다. 반드시 지역내에이전트의 능력과 어울어져야, 승률이 높다. 야구에서 투.포수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처럼 말씀이지요)
(해태상사 직원들의 에이전트업무수행능력은 이미 농유공입찰사업에서 증명되고 남은 것. 남은 것은 능력있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유력공급업자의 결심만 남아있었다.)
우리는, Wide Source 와 해태상사는, Agrimpex 와 한국사료곡물시장에 뛰어들기로 잠정합의하였다.
얼마가 흘렀을까?
1993년? 어느날.
WideSource에서 연락이 왔다. Agrimpex의 회장이 도꾜에 출장가서 영국에 돌아가는 도중에 한국에 잠깐 들러, 해태상사와 상담하고자 한다는 것.
그를 맞기 위해 나는 모든 현황판을 정리하였다.
국내사료곡물시장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
우리 해태상사의 현 Activities 특히 정부국제경쟁입찰에서의 실적.
우리 사무실에 오기가 불행이지 한번 오기만 하면, 우리사람으로 만들어야 하였다.
그가 오기로 한날.
사무실 저편에서 ‘시커먼 얼굴’의 사나이가 들어오고 있었다.
직원들 사이에는 ‘니그로 니그로...’하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즉각 ‘그런 소리 하지마 절대로 하지마’ 하면서 걸어오는 그를 보았다.
어깨는 딱 벌어졌으며, 눈은 부리부리하여 마치 율부린너가 오는 듯, 얼굴은 클린턴 행정부때 국무장관 ‘파월’이 연상되듯, 박력있고 강단있어 보이는 풍채였다.
얼굴이 단지 조금 까말뿐, 포스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아는 진짜 흑인들의 얼굴은 무척 까맣지만, 사하라 이북지방 중동지방가까이 흑인의 얼굴색은 그렇게 까맣지 않다. 니그로와는 거리가 멀었다.)
단지 우리가 오해했던 것은, 영국에서 온다고 했으니 당연히 하얀 코쟁이를 기다렸는데 생각외로 ‘까만’신사가 왔으니, 우리 사람들의 선입관이란 것이 이랬다. 백인을 기다린 것은 기다린 것이고, 왜 흑인은 수군거려야 하고 왜 백인은 그냥 환영받고 그냥 대접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 상식의 오류 아닌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