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친구들)

[스크랩] 작은 등대에서 `약차`를 마시고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2. 27. 07:29
성인봉 하산길의 마지막 쉼터, 작은 등대
(성인봉에서 '등대'는 산등성이의 그럴듯한 어느 곳을 뜻하였다. 항구를 안내하는 불빛 등대가 아니었다)

어느 노부부의 행복과 자유가 거기 있었다.
당귀,천궁,복분자,박하 등을 넣어 '약차'를 만들어 산행객들의 마지막 하산길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그들은 '약차' 값의 많고적음에 관심이 없었다.
단지 우리들의 마지막 울릉도 여정을 갈무리해주는데 넉넉하였다.
여지없이 '한방'을 솜씨있게 찍어 날려주었다.

우리집'그냥'은 아직도 꿈속을 헤매는 듯,
세상이 어떻게 변하였는지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끝내주었던 숲속 꿈길이 곧 끝날 것임을 모른 척하고 싶었는지,
'그냥'은 그냥 눈을 감고 있었다.
발밑의 흙길 바닥이 시루떡 고물처럼 살갑게 달라붙었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