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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불안, 그 두얼굴의 심리학/경향신문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2. 24. 23:33

▲ 불안, 그 두 얼굴의 심리학 | 보르빈 반델로브·뿌리와이파리

“불안은 탁월한 업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무한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유명한 음악가 중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최고가 아니면 견딜 수 없다. 호평을 들으면 불안이 좀 줄어들고, 혹평을 들으면 불안이 심해진다. 그래서 그들은 더 뛰어난 음악가가 되기 위해 더 많이 연습하고, 더 독창적인 음악을 생각해낸다. 실패하는 것, 인기가 떨어지는 것, 평범해지는 것에 대한 불안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배우, 작가, 화가, 스포츠 선수, 정치인, 학자를 만드는 원동력인 것이다.

의 심리학자 로버트 여키스와 그의 제자 존 도슨은 너무 심한 불안은 수행능력을 떨어뜨리지만, 적당한 불안은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키스-도슨 법칙에 따르면, 시험이나 강연을 앞두고 있을 때 적당한 수준의 불안을 느끼면 최고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일중독자들이 그렇게 미친 듯이 일하는 것도 사실은 불안 때문이다. 일중독자들이 그렇게 미친 듯이 일하는 목적이 꼭 돈을 많이 벌거나 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일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것이다. 일중독자들은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예를 들어 다쳐서 깁스를 했다거나, 휴가를 얻었다거나 하면 늘 불안해한다. 일을 안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불안해지는 것이다. 인간의 행동양식 중에는 불안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불안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일부다. 만약 불안이 없다면 인생이 재미없어질 것이다. 불안은 인생에서 양념 같은 존재다.”

불안의 시대다. 고용·주거·교육·노후를 4대 불안으로 부른다. 불안을 현대인의 영원한 형벌이라 일컫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인기작가 알랭 드 보통은 우리의 삶은 불안을 떨쳐내고,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고, 또다시 그것을 떨쳐내는 과정의 연속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너도나도 위안과 힐링을 갈구한다. 그렇지만 반델로브의 지적처럼 불안을 에너지로 삼는 길을 찾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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