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기러기 카페 글모음)

[스크랩] 중국견문록(2)/한비야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2. 20. 22:00

-중국 북방에는 옛날 부터 ㅆㅏㄹ이 귀해 손님이 오면 그제서야 밥을 해주었다.

그런 연유로 손님들의 숙소를 밥 반자를 써서 '반점' 혹은 '반관'이라고 한다. 남쪽에서는 '주루'라고 한다.

북경의 최고급 호텔이름이 북경반점이다.

-언어는 말이고 말은 입과 귀로 익혀야 한다.

과학적으로도 자기가 내는 소리를 자기 귀가 들으면 훨씬 빨리 외워지고 잘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매미 소리; 얼마만에 들어보는 자연의 자장가인가!

사실은 자장가가 아니라, 7년동안 번데기로 있던 매미의 7일 간  세상살이에 대한 환희의 노랫소리다.

아니, 더 들어가서 보면 그 7일 안에 짝을 찾아 후세를 남기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런 걸 사람들은 한가하게 자장가라고 부른다.

아전인수의 극치 아닌가!

 

-더 이상 남과 비교하지 않는, 독자적인 삶을 꾸려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세계여행 덕분이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파키스탄의 낭가파르바트, 네팔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켐프를 오를 때 공통적으로 깨달은 것이 있다.

'정상까지 오르려면 반드시 자기속도로 가야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느리고 답답하게 보여도 정상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체력좋은 사람이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같이 뛰면 꼭대기까지 절대로 갈 수가 없다.

반대로 어린이나 노약자들의 속도로 가면 반도 못가서 지치고 만다.

억울하지 않은가.

자기 속도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한발짝 한 발짝씩 부단히 올라가면 되는데, 쓸데없이 남과 비교하면서 체력과 시간을 낭비하느라 꼭대기에 오르지 못한다면...

 

-물론 사람에게는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인생의 속도와 일정표가 있다.

언제까지 공부하고,결혼을 하고, 직장을가져서 돈을 벌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 한다는...

우리의 인생에서 이 표준시간표가 정말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오히려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시간표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렇게 따져보면 늦깍이라는 말은 없다.

아무도 국화를 보고 늦깍이 꽃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른사람에 비교하여 두처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의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철에 피는 꼬 ㅊ을 보라.개나리는 봄에 피고 국화는 가을에 피지 않은가.

 

-문제으 본질은 공부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가 아닐까?

즐기면서 하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보다 잘 해야 하고 빨리 해야한다는 경쟁심으로 하고 있는가.

나를 위해서 하고 있는가. 아니면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고 있는가.

앞의 것은 나를 살리는 일이고, 뒤의 것은 나를 죽이는 일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사람의 몸 역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게 당연하다.

몸이 예전같지 않다고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자.

오히려 이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시 봄이나 여름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다가오는 가을, 겨울을 재미잇게 살아갈 궁리를 하는 것이 실속 있는 일이다.

-약보불여식보; 밥 잘먹는 것이 보약먹는 것보다 낫다./계속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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