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중국견문록/한비야
39.북경견문록/한비야
항상 긴장하고 산다면 무슨약도 소용없어요. 뭐든 빨리빨리 하려한다거나 너무 잘하려고 하는 생각을 버려서, 더 이상 간을 졸이지않는 것이 최고의 약입니다.
-내가 어딘지 모르게 힘이 잔뜩 들어간 얼굴이다. 바로 웃음기없는 얼굴, 잔뜩 긴장한 얼굴이다. 조금이라도 불이익이나 불만스러운 일이 생기면 당장 주먹부터 나갈 것 같은 공격적인 얼굴...'어디 한마디만 ㅎ ㅐ봐라, 내가 가만히 잇나'하는 무시무시한 전운이 감돈다. '칭송칭송'; 힘을 빼고 느긋하게 하세요.
칭송칭송! 아시겠어요? 수영을 잘하려면 지금처럼 물과 싸우지말고 물과 놀아야 한다니까요. 잘 하려면 싸우지 말고 놀아야 한다니? 이게 무슨 천지개벽할 소린가? 여태껏 우리는 무엇을 잘 하려면 그것과 싸워 이겨야 한다고 배웠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잔뜩 긴장한 채 싸웠던 실체는 일 자체가 아니라 '남'이엇다. 남 보다 늦었다는 생각 남보다 잘 해야 한다는 ㅅ ㅐㅇ각, 그러나 기초공사가 잘 되지 않았다는 불안감. 긴장된 표정과 태도는 다름 아닌 부실한 자신을 감추기 위한 갑옷이엇다.
이제는 알겠다. 왜 세상에는 이를 악물고 사는 사람보다 느긋하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이루고 누리면서 사는지를. 이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과 무작정 싸우는 대신, 잘 사귀면서 재미있게 놀 줄 알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아니 이제부터 그렇게 살아야겠다. 칭송칭송!
-중국 북방에는 옛날 부터 ㅆㅏㄹ이 귀해 손님이 오면 그제서야 밥을 해주었다. 그런 연유로 손님들의 숙소를 밥 반자를 써서 '반점' 혹은 '반관'이라고 한다. 남쪽에서는 '주루'라고 한다. 북경의 최고급 호텔이름이 북경반점이다.
-언어는 말이고 말은 입과 귀로 익혀야 한다. 과학적으로도 자기가 내는 소리를 자기 귀가 들으면 훨씬 빨리 외워지고 잘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매미 소리; 얼마만에 들어보는 자연의 자장가인가! 사실은 자장가가 아니라, 7년동안 번데기로 있던 메미의 7일 간 세상살이에 대한 환희의 노랫소리다. 아니, 더 들어가서 보면 그 7일 안에 짝을 찾아 후세를 남기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런 걸 사람들은 한가하게 자장가라고 부른다. 아전인수의 극치 아닌가!
-더 이상 남과 비교하지 않는, 독자적인 삶을 꾸려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세계여행 덕분이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파키스탄의 낭가파르바트, 네팔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켐프를 오를 때 공통적으로 깨달은 것이 있다. '정상ㄴ까지 오르려면 반드시 자기속도로 가야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느리고 답답하게 보여도 정상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체력좋은 사람이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같이 뛰면 꼭대기까지 절대로 갈 수가 없다. 반대로 어린이나 노약자들의 속도로 가면 반도 못가서 지치고 만다. 억울하지 않은가. 자기 속도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한발짝 한 발짝씩 부단히 올라가면 되는데, 쓸데없이 남과 비교하면서 체력과 시간을 낭비하느라 꼭대기에 오르지 못한다면...
-물론 사람에게는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인생의 속도와 일정표가 있다. 언제까지 공부하고,결혼을 하고, 직장을가져서 돈을 벌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 한다는...
우리의 인생에서 이 표준시간표가 정말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오히려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시간표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렇게 따져보면 늦깍이라는 말은 없다. 아무도 국화를 보고 늦깍이 꽃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른사람에 비교하여 두처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의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철에 피는 꼬 ㅊ을 보라.개나리는 봄에 피고 국화는 가을에 피지 않은가.
-문제으 본질은 공부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가 아닐까? 즐기면서 하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보다 잘 해야 하고 빨리 해야한다는 경쟁심으로 하고 있는가. 나를 위해서 하고 있는가. 아니면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고 있는가. 앞의 것은 나를 살리는 일이고, 뒤의 것은 나를 죽이는 일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사람의 몸 역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게 당연하다. 몸이 예전같지 않다고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자. 오히려 이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시 봄이나 여름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다가오는 가을, 겨울을 재미잇게 살아갈 궁리를 하는 것이 실속 있는 일이다.
-약보불여식보; 밥 잘먹는 것이 보약먹는 것보다 낫다.
-'국군과 연합군이 공산세력을 압록강까지 밀어냇지만 북한의 요청에 응한 중공군이 인해전술로 물밀듯이 내려와 통일을 망쳣다'와 '곤궁에 처한 북조선을 도와 제국주의자 미국에 응전하여 통쾌하게 승리했다'의 차이는?
-아직까지 당첨금이 몇억씩되는 복권에 맞거나 대박이 터져 횡재한 적은 없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목숨을 부지하는 일이기때문이다.
수주대토.; 한 농사꾼이 어느 날 우연히 나무에 뛰어든 토끼를 잡은 후부터 농사르 팽개치고 토끼만 기다리다 굶어죽었다는 이야기. 한마디로 횡재가 사람잡는다는 말이다. 횡재는 운수대통이 아니라 급살이다. 정말 모골이 송연한 말이다.
어쨋거나 나는 공짜를 믿지 않는다. 내 노력을 통하지 않고 얻은 것은 내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90일 완성 속기' '6개월 완전정복영어'등 속성과정도 믿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낙수가 바위를 뚫는 그 한방울 한방울의 힘을 믿는다. 한발짝 한발짝이 모여 마침내 산꼭대기에 이르는 그 한 걸음의 힘을 믿는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가는 것이 훨씬 빠르고 확실한 길이라는 것도 굴뚝같이 믿고 있다.
-There is no free lunch in the world. 세상에는 공짜 점심은 없다. 하늘에서 거저 떨어지는 떡은 없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가? 그렇다면 가지러 가자. 내일 말고 바로 오늘. 지금 떠나자. 한꺼번에 많이는 말고 한 번에 한발짝씩만 가자. 남의 날개를 타고 날아가거나, 남의 등에 업혀 편히 가는 요행수는 바라지도 말자. 세시ㅏㅇ에 공짜란 없다지 않은가.
-달의 여신 다이애너.
-구효서 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
-끝을 알 수 없는 고생이 힘든 것이지, 언제 끝날지 알고 하는 고생은 고생이 아니다. 치른 고통만큼 얻어지는 행복감.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열호? 먼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니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논어 학이편 첫문장.
-세상에는 무엇인가를 매일 하는 것처럼 무섭고 힘센 것이 없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해야 행복을 느끼는가. 어떻게 해야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면서 살 수 있는가.
-친구를 새로 사귈 때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도 잘 사귀는 시간이 필요하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신의 목소리, 없는 사람은 우주의 소리라고 부르는 그것이 우리에게 늘 힌트와 메시지와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왓다는 사실을 나는 내 인생을 통하여 잘 알고 있기에, 지금 아주 만족스럽다.
-어떤 경우든 '완벽한 지도를 가져야 길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하나의 길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다음 길이 보이는 거니까. 하찮은 일이라도 좋다. 원래 하려고 했던 일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여도 좋다.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 일을 시작하는 거다. 그러면 그 길이 다른 길로, 그 다른 길이 다음 길로 이어져 마침내 도달하고자하늠 목적지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굴뚝갘ㅌ이 믿는다.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면 말이다.
-중국에서 살면서 알아야 할 중국문화와 중국인에 관한 책; '중국인 이야기-보이지 않는 제국, 화교' '상하이 리포트''오래된 미래' '살아간다는 것' '허삼관매혈기''홍루몽'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어떻게 하면 행복한 얼굴로 내가 가진 것을 남김없이 쓰고 갈 수 있을까?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이렇게 사는 것이 제일일 것 같다. '심플하게, 따뜻하게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언제부터인지 나는 낯익은 것과의 이별이 두렵지 않은 것처럼, 낯선 것과의 만남 역시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새로 시작하는 길, 이 길도 거친 약도와 나침반만 가지고 떠난다. 길을 모 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지도란 없다. 있다 하더라도 남의 것이다. 나는 거친 약도 위에 스스로 얻은 세부사항으로 내 지도를 만들어갈 작정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않는 마음이다. 한싷도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곳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씩 걸어가려 한다. 끝까지 가려 한다. 그래야 이 길로 이어진 다음 길이 보일 테니까./2011.3.25(201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