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3.사랑으로 우리는 무엇을 이룰 것인가/박범신
/사랑으로 우리는 무엇을 이룰 것인가
‘나는 사랑을 찾아 헤맸다. 첫째는 그것이 황홀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 황홀은 너무나 찬란해서 몇 시간의 이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남은 생애 전부를 희생해도 좋다고 생각한 적이 가끔 있었다.
둘째는, 그것이 고독감을, 하나의 떨리는 의식이 차디찬, 불모의 끝없는 심연을 바라보는 무서운 고독감을 덜어주기 때문에 사랑을 찾아 다녔다.
마지막으로, 나는 사랑의 결합 속에서 성자와 시인들이 상상한 천국의 신비로운 축도를 미리 보았기 때문에 사랑을 찾아 헤맸다.‘
-영국의 철학가 버트런드 럿셀이 그의 저서/사랑이 있는 기나긴 대화‘에서 고백한 잠언이다.
‘선생의 생애를 한마디로 축약해서 말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내 인생은....작업이었지요.
‘작업요? 무슨 작업말씀인가요?’
/연애하기 위해 상대편을 유혹한다는 그 작업요. 나는 글을 쓸 때도 꼭 독자에게 작업 거는 기분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로포즈하는 청년같은 기분이지요.
진정성이 없는 합리적 과학적 기술은 일반적으로 통하지 않는다.
‘작업’은 그래서 고통스럽고 황홀하다.
나는 우연에 의존하지 않는 유일한 행복이 사랑이라는 톨스토이 말을 상기했고, ‘내게 있어 연애란 유일한 사업이었다’는 스탕달의 고백도 생각했다.
자본주의의 가파른 세계화에 따른 과도한 경쟁 때문에 사랑의 감정조차 재빨리 일상화되고 만다는 식의 보편적 발언들은 너무 일반적인 속단이 아닐까.
삶이 사막처럼 느껴진다면 오히려 사랑에의 갈망이 더 깊어진다는 고전적인 생각은 과연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행복은 추상적 관념이다.
우리가 ‘아무개는 행복하다’라고 말할 때, 그것은 사회적 조건을 따져보고 난 이성적 판단에 의존해 내린 결론에 불과하다.
다시 말할 것도 없이, 행복은 사회적 조건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사랑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