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8. 중산리 버스정류장에서...1박2일 지리산산행끝!
---중산리버스터미널에서/늦은 점심과 해단식
드디어, 중산리탐방소!
그러나, 하산길의 끝은 중산리탐방소가 아니었다.
중산리버스정류장은 더 내려가야 한다고 하였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아스팔트길이 나왔다. 그것도 또 내리막길.
30여분을 더 걸어내려갔을까?
그제야 하산길의 끝점 중산리버스정류장이 나왔다.
오후 2시가 다 되었다.
이정표에 의하면 천왕봉에서 중산리까지 5.1Km,
천왕봉을 떠난 것이 얼추 10시 반쯤이니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셈.
도중에 탁족도 하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감안하면 대단한 실력들 아닌가?짝짝짝!
우리는 불이나게 식당하나를 잡아들어갔다.
산채비빔밥 일곱이요!
서둘러 늦은 점심을 주문하였다.
‘우리 나이에 식사는 가볍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좋은 것잉게!!!’
종상은 무거운 메뉴를 주문하지 못하게 온몸으로 막아내었다.
그래서 종상은 몸이 가벼워 지리산을 산다람쥐처럼 뛰어다닐 수 있었는가?
약수동집에서 남부터미널까지 30분에 달려올 수 있는 것일까?
그래도, 무거운 것은 하지 않아도, 이 자리에 어찌 하산주가 빠질 수 있을까?
막걸리 항아리 하나!
점심끼니도 하면서 산행뒷풀이까지 모두 하기로 하였다.
‘진달래!’
희동넘이 호기있게 하산주건배사 첫마디를 하였다.
그러나 ‘소주!’도 ‘물안개!’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택씨’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호호하하호호히힛 하면서 ‘진달래!’만 또다시 이구 아니 칠구동성으로 나왔다.
달라고 하는 사람만 있고 준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빈속이어서일까?
하산하고 마시는 술은 더 빨리 땡겨 들어오는 것일까?
‘지리산 막걸리 항아리 하나 더 추가욧!’
40대와 60대의 ‘소주’가 다르고, 50대와 70대의 ‘물안개’가 다르다 하였느냐?
다르던지 말든지 복잡한 것은 무조건 우리 나이에 불편하지 않던가?
남여구별없이 그냥 ‘진달래!’만 외치다보면 어디 언제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진달래물안개소주하며 웃고떠드는 사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말없는 돌부처님은 잽싸게 총을 빼들더니 과녁을 정통으로 쏘아버리고 말았다.
우리의 럭셜번개짱님께서 어찌 손쓸 틈을 주지 않고 카드총을 무지막지하게 갈겨버렸던 거지여따.
‘음메 으쩨야쓰까잉?’
점심값이 굳어서 좋기는 한데 돌부처넘의 무자비한 사격솜씨에는 한말씀 해야 하지 않을까?
‘고마워부러~~~~’
‘잘먹었당게잉~~~’
‘대자대비하신 돌부처마음 나무아미타불~~~’
돌부처가 먼저 카드총을 쏘아대니 또 한소리 한공부 하고 넘어가자.
1붕어빵이 왜 타질까?
2총잡이는 왜 죽을까?
3처녀가 왜 임신을 할까?
이미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위에서 공통된 이유를 우리말 네자로 하면????????.......‘늦게 빼서’
그런데, 늦게 빼서 나오는 결과가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좋을 수도 있고, 좋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라 늦게 빼든지 빨리 빼든지 알맞게들 빼셔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하고의 술밥자리에서는 빨리 빼는 것이 더 좋을까 아닐까?
때로는 제일 먼저 빨리 빼서 다른 친구들을 즐겁게 해주고 때로는 짐짓 늦게 빼서 어느 친구가 더 빨리 빼는 것을 도와주면 또 좋지 않을까?
우리의 하산뒷풀이는 그렇게 길지않은 시간이었지만 호호하하히힛 가득넘쳐나왔다.
모두들 온마음 기쁨즐거움 가득 담아서 끝이 났다.
'우리,
언제,
지리산 종주 한번 해보지?'
희동넘이 불쑥 한마디 던지니 용환만 빙그레 웃을뿐 아무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은 강한 긍정?
그래, 우리 나이 더 들기 전 언제 한번 해보자!
마지막으로 하산기념 ‘인증샷’ 사진을 한방 터뜨렸다.
그리고 광주기러기들은 정환의 차로 거림으로 ,그리고 또 광주로....
서울기러기중 누군가는 서울가지 않고 광주로 가겠다고 울먹거리는 것을 간신히 달래어 주저앉혔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야속한 광주암기러기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가버렸다.
정말 알 수 없는 것이 여자들 마음이라 하더니 역시 그러하였다.
서울기러기 4마리들은 중산리버스터미널 평상에 널부러져앉아 팥아이스케끼 ‘비비빅’을 핥으며 정환돌부처가 어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정환돌부처의 도움으로 서울기러기들이 어제 내렸던 원지버스터미널에 다시 도착한 것이 4시경, 서울행은 가장 이른 것이 5시발!
1시간여를 기다려야 했지만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못했다.
서울집에 손자가 와있다는 희동넘 속만 탈 뿐이지 종상용환수남은 오늘 안으로 서울 갈 수 있으니 그것으로 아주 잘 된 일이었다.
이왕지사,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돌부처정환을 앞세우고 서울기러기 네 마리는 남아도는 시간을 죽이러 가까운 다방으로 들어갔다.
넘어진 덕분에 시골다방이 어쩐지 좋은 구경 기회를 잡게 되었으니 이 또한 좋은 일!
혹 티켓다방은 아닐까 희동넘은 오랜만의 시골다방을 여기저기 속으로 두리번거리기도 하였다.
냉커피와 냉생마즙은 시원하지 않으면서도 값을 빵빵하게 주장하였다.
여기에 대고 종상이 뭔가 쌀라쌀라하더니 그대로 방아쇠를 당겨버리는 것이었다.
카드총쏘는 솜씨도 전광석화!
지리산에서 산다람쥐처럼 항상 앞서가더니 다른 일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였다.
약수동집에서 남부터미널까지 30분만에 총알처럼 날아와 30분 늦은 뒤차를 타고와서는 모두를 놀라게 하였던 그였다.
우리의 쫑상옵하는 첫날 처음 남부터미널에서부터 마지막 원지터미널에서까지 우리를 놀라게 하고 또 기쁘게 해주었다.
서울로 가는 길은 의외로 하나의 막힘없이 뻥뻥 기똥차게 뚫려나갔다.
주말이라 몇 시간이 걸릴까 걱정많이 하였는데 웬걸 3시간여 만에 우리는 남부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세상일 이런 날도 있으니 재미있는 것 아닌가?
희동넘은 쫑상남수용환에게 빠이빠이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허겁지겁 택씨를 잡아타고 떠나헤어졌다.
고잘난 손자녀석 보러 불난듯하게 날아가버렸다.
1박2일 지리산세석평전천왕봉산행!
즐겁고 신나서 기가 팍팍! 너무 좋았다.
참여해주시고 또 지원해주신 모든 기러기벗님들께 감사드려야겠다. 이상산행후기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