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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6. 천왕봉에서---지리산 제1봉, 1915.4 미터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29. 13:21


---천왕봉에서/ 지리산 제1봉 천왕봉 1915.4m.


천왕봉 가는 길은 거림에서 세석산장까지 오르는 길 만큼 쉽지 않았다.

오르막길도 제법 가파랐고 내리막길도 그렇게 만만간단치 않았다.

어젯밤 잠자리도 편치 않았고 이틀째 산행이 우리 나이에 평범한 일이 아니었는지 어제 산행만큼 룰루랄라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그래도 우리가 언제 천왕봉에 다시 찾아갈 것인가?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 것인가?

‘하이고 다리야 아이고 다리야!’ 하면서도 한발 한발 천왕봉을 향하여 내디뎠다.


다리가 아프니 어디 흰소리쉰소리 하나 하고가자!

어느 칠흑같이 어두운 밤

마실나갔던 아낙셋이 집으로 돌아간다.

저수지옆을 지나가는데 왠 사내녀석 하나가 죽은 듯이 널부러져누워있다.

긴급구호조치를 해야하는데 너무 깜캄 어두워서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아낙1;좋은 수가 있지비 하면서 사내의 깊은곳을 손으로 만져보더니 내 남편 아이다!

아낙2;어디 내도 한번 보꾸마 하더니 마찬가지로 거기를 만져보더니 그래 네 남편 아이다!

아낙3;카만있어봐라 오데 보자! 이거 우리동네 사람 아이다카니!

아낙들은 구호조치를 긴급히 하였을까?

그들은 그 뒤로도 여전히 서로 하하호호하였을까 아니면 서로 크게 싸웟을까?

또 무슨 속있는 사내들은 그 동네가 어딘지 알고싶으실지 모르겠다.

여러분, 궁금하십니까?


천왕봉 오르는 길에는 일제시대때 박았다는 철심들을 뽑아낸 흔적들이 곳곳에 보였다.

어떻게하면 저렇게 철심을 박을 수 있는지

어찌 이를 이해해야 하는지

어디서나 강자란 폭력적 몰상식적이고 일방적이구나

제국주의적 침략강점 논리는 상식을 초월하는 것이구나

그런데

다시 천왕봉에 케이블카를 놓는다니

이것은 무슨 논리에 근거하는지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

누구는 자연보호

또 누구는 자연훼손이라 하니

누구 말이 옳은 것일까?

어찌되었든 천왕봉에 철심이 아니어도 다시 철탑을 놓는 것이니

천왕봉은 아프지 않을까?

뭐든지 자연 그대로, 있는 그대로가 더 좋지 않을까?

인간은 걸어야 인간다운 삶이 있고 인간의 행복이 보인다 하였는데.....


通天門!

천왕봉을  눈 앞에 두니 하늘로 통하는 문

통천문이 버티고 있었다.

바위와 바위 틈 사이로 하늘로 가는 길이 열려 있었다.

우리 그 문을 지났으니 하늘로 통한 것인가?

통천문을 지나 힘겨운 발걸음을 재촉하고 마지막 마음을 다지고 또 다지니

이제 천왕봉이 눈앞에 다가왔다.

거의 10시 가까이.

장터목산장을 떠나면서 예정했던 시각에 비슷하게 맞추어졌으니 우리도 대단하지 않은가!



‘’天王峰

1915M

한국인의 기상이 기원하다‘’


우리의 쫑상옵하는 언제 도착했는지 벌써 ‘포토라인’에 줄서 기다리고 있었다.

천왕봉 올랐다는 ‘인증샷’을 누르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선착순으로 줄을 서야 했으니

우리는 종상 덕분에 많이 기다리지 않고 도착하자 곧 천왕봉 등정 ‘인증샷’을 기념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하늘과 맞닿은 자리,

천왕봉!

하늘과 통하는 곳!

하늘과 만나는 곳!

얼마나 기다리다 이제야 왔는가!

우리들 인간이 이곳에 닿으면

원칙이 서있고 상식이 숨쉬고 합리가 흐르는 세계와 만날 수 있다 하였는가.

우리 드디어 오늘 하늘과 맞닿았으니 비로소 인간답게 살아가리라.

이 좋은 세상 살만한 세상 만만세!!! (계속)


 
 
La playa (안개 낀 밤의 데이트)
**다른 버전으로 감상하기
   Enzo Parise
 Claude Ciari, Guitar
 Marisa Sannia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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