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7. 두바이 첫날밤, Arabian Adventure!
6. 두바이 첫날밤/아라비안 어드벤쳐.
아디스아바바 출발 오후 7시 반
두바이 도착 다음날 새벽 0시 반
시차 1시간
비행시간 4시간
새로운 곳, 두바이
그 첫발 첫날 첫날밤
나는 유독 처음 만나는 것에 서툴다.
처음에는 이유없이 민감하여 어색하기 일쑤일때가 많다.
두바이와의 첫대면이 한밤중이라니 더욱 낯설었다.
한밤중이어서인지 두바이공항은 훵하게 크기만 하였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가 마음이 얼얼하고 벙벙하였다.
황량하기만 하였다.
두바이는 처음 오는 한국욕심쟁이에게 아라비아 왕자님을 내보내 환영하는가?
하얀두루마리옷을 온몸에 걸치고 머리에는 넓은 수건을 두르고 그위에 까만 헝겁띠를 둘러쳤으니
아라비안 나이트의 신비한 왕자님이 나오신 것에 틀림없었다.
(우리도 입국심사장 공무원들에게 한복을 입혀 내보내면 어떨까? 난리가 날까?)
나의 입국심사카드는 그냥 의례적 절차일뿐 쓱싹 보고는 통과통과
일사천리.
너무 간단한 입국심사였다.
그러나 막상 입국심사가 끝나니 엄습해 들어오는 것은 한밤중이 내뿜는 특이한 분위기,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먹먹한 정신 그리고 후덥지근한 날씨
나는 정말 사막 한가운데 내동댕이쳐진 기분이 되었다.
오래전 9.11 사태 1주년의 미국댄버공항에서의 복잡한 마음이 되살아 나왔다.
'낯설음, 거대함 그리고 공허함'
잠시 어지러웠다.
여기가 어디?
저기가 거기?
나는 누구?
나는 어디에?
나는 어디로?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지금 누가 나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냐?
나의 의식이 아니고 누군가의 뜻에 따르는 의식일지 잠시 내의식은 혼란스럽다.
나는 잠시잠깐 소위 메트릭스 속에 들어와 있지 않나 착각되었다.
서울여행사의 메모따라
물어물어
그 미팅포인트를 찾아냈다.
'Arabian Adventues'!!!(Travel agency)
누가 지었는지 이름 한번 기똥찼다.
''두바이에 잠깐 들리시는 분들,
우리와 함께 하시면 아라비안 어드벤처는 영원히 당신의 것!
어서 오시라!
어서 즐기시라!''
호텔예약부터 공항픽업 호텔탁송 그리고 시티투어까지
짧은 기간 묵어가는 관광객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써비스해준다.
나처럼
아무 연고도 없이 하룻밤 묵어가는 사람에게 딱.
미팅포인트에는
나말고 2 명의 예약손님이 미리 와 있었다.
또다른 2명을 기다리는 데 20여분이 지났을까
한참이 지났는데도 오지않으니
우선 나와 다른 2명을 태우고 10인승 승합차가 예약된 호텔로 움직였다.
재미있는 것이 승합차에는 짐싣는 달구지트레일러가 따라붙어 달리게 되어 있었다.
20여분 달리니
내가 묵을 호텔이 나왔다.
승합차는 나를 내려놓고 다른 두 사람을 위하여 또 다른 곳으로 떠났다.
호텔 책크인을 끝내니
벌써 새벽 2시 반.
눈은 가물가물
몸은 흐느적흐느적
마음은 훵훵
바로 서울로 들어갈껄 두바이에서 무엇을 보겠다고 괜한 고생을 사서 하는구나 싶었다.
후회해본들 이미 떠나버린 배 어찌 되돌릴 수 있을까
아무리 피곤해도 내일 시티투어 예약을 해야지 싶었다.
나;내일 시티투어를 하고 싶은데요? 거 뭐시냐, 사막투어를 꼭 하고싶은데요?
호텔직원;사막투어는요..내일 잡혀져 있지 않는데여...다른 투어를 하세염.
나;사막투어가 안된다고라@@@@ 어떤 투어가 좋아염? 그라문 두바이시를 일별하게 해주는 무슨 투어 없나유?
호텔직원;내일 오후 2시 반경에 출발, 6시간정도 걸리는 시티투어가 있구먼여. 괜찮아여?
나;오카이바리.땅땅땅!!!
눈은 반쯤 감기고 정신은 거의 가물거리는데 이것저것 따지고 자시고 할 겨를이 없었다.
생각해두었던 사막투어가 아니된다고 허니 내일 널브러져있는 시간을 쥑이려면 아무 투어나 하여야 하였다.
호텔방에 들어서니
우리식의 아파트를 리모델링했을까 아니면 리조트식이라 할까
간단하게 음식조리도 할 수 있게 취사도구도 함께 있었다.
그동안 개발도상국등에서 익숙해있던 럭셔리한 방이 아니었다.
특히 이부자리가 어쩐지 깨름직하기만 하였다.
서울로 바로 들어갔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또다시 후회하고 쓰디쓴 입맛을 다셔보았지만 이제와서 어찌 할 것인가.
그래도 250불씩이나 받아챙기니 물가하면 두바이라더니
과연 실감이 났다.
그러나...오늘은 오늘, 내일은 내일.
오늘은 이방에서 하룻밤만 자고 보내면 될 것
내일은 내일 일어나서 예약된 시티투어를 하고 바로 떠나면 될 것이니까....
낯선 곳
한밤중
후덥지근 답답한 날씨
산만하고 스산한 분위기
여행의 피곤함까지 겹쳐져
몸과 마음이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잠자리에 들었으나 좀처럼 잠이 들어오지 않았다.
몸이 피곤하다고 해서 잠이 쉬이 들어오시는 건 아니었다.
덕분에 못알아듣는 씨엔엔 방송을 틀어놓고 열심히 미국말히어링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5학년 고급반 말년에 미국말듣기 '열공'이라니!
나는 두바이까지 와서 팔자에 없는 미친넘 시리즈의 못난미친넘이 되고 말았다.
'이유없는 고난은 있어도, 의미없는 고난은 없다'고 하였으니
그래도 내일
두바이시티투어, '아라비안 어드벤쳐'가 나쁘지 않아야 할 터인데.........
(들리는 음악은, 영화'오스트레일리아'의 OST 'over the rainbow' 입니다.)
(udghkddughkOST / Over the rainb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