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짝사랑 만나기
생각난김에 눈 딱감고 달려나갔다.
이생각 저생각하면 이핑계 저핑계거리 또 생기게 되고 그러면 또 만나기 힘드니
이번에는 아무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돌진하여 만나보기로 하였다.
몇 년만인가?
30년? 아니야, 대학 다니던 때부터이니까 내일모레면 얼추 40년 아닌가?
40년 짝사랑을 이번에는 꼭 만나서 되든 아니되든 끝장을 보아야겠다 싶었다.
그동안 만나고 싶을 때마다
중요한 사업계획이 잡혀있어서
곧 해외출장을 가야하니
또 무슨무슨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어서
언제나 이런저런 일들로 그럴듯한 핑계거리는 항상 충분하였고
그때마다 짝사랑과의 만남은 여지없이 미루어져왔다.
언제부터인가 내마음대로 할수있는 자유시간이 제법 많아져서 쉽게 만날 수 있는데도
짝사랑을 내놓고 만나는데는 생각만큼 그렇게 쉽지가 않았다.
이번에는 전혀 다른 핑계거리가 나타나서 짝사랑과의 만남을 방해해왔다.
이 나이에 그 짝사랑을 만나서 무엇을 어찌하겠다는 것인가?
이제 만나서 크게 좋을 일이 무엇이 있을 것인가?
이 늦은 나이에 짝사랑에 빠지면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 때마침 시작한 골패사랑을 망치는 것 아닐까?
정말 쓸데없는 핑계거리들이 또 나와서 방해하러 들었다.
어디 핑계없는 죽음은 없다더니 짝사랑을 지금 바로 만나지 못하도록 할 핑계와 이유는 언제나 얼마든지 널려있었다.
문제는,
중요한 것은 마음이었다.
하겠다는 마음이 굳으면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었다.
마음이 아직 미적지근하면 짝사랑을 만날 절실함이 없는 것이니 당연히 미루어지고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뿐 별나고 무슨 특별한 이유는 없을 것이었다.
내 버킷리스트중 하나.
기타 배우기!
그저께
12월 8일
생각난 김에 기타교습소로 달려가서
무작정 등록을 하였다.
못내 그리워해왔던 짝사랑과의 만남.
혼자서 애달복달하며 그리기만하였던 기타와의 만남.
더 늦지 않게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이번에는 핑계거리 만들어내지 않고
무조건 덤벼들고 보았다.
‘용감한 자,
그대 미인을 얻을 것이다!‘
무식하게 여지저기 돌아보지 않고 용기있게 저지르고 보았다.
‘참는 자,
그대 복 받을 것이다!‘
1주일에 2번씩
6개월만 꾸욱 참으면
원하는 것을 품에 안을 수 있다하였다.
도중도중에는
이런 어려움과 저런 고달픔이 방해를 할 것이나
그냥 참으면서 길만 따라가다보면 좋은 인연을 하나 얻을 것이라 하였다.
그날
첫 교습시간에는
왼손 손가락끝으로 코드를 잡는데 좀처럼 잡아지지않고
어깨 팔은 아프지요 온몸이 굳어져서 뻣뻣하기만 하던 것이
괜한 일을 시작했다 싶었는데...
그래도 지금이라도 저질러야지
더 늦으면 할 수 없을 것이고
끝내는 후회할지 모를 것이어서
‘정말로 잘 시작하였다’고 속으로 마음을 다둑여가며 자칫 빗나가려는 마음을 바로고쳐잡기까지 하였다.
지금
왼손 손가락끝이 알싸하게 얼얼한 것이
결코 쉽지 않을 6개월을 미리 알려주고 있지만
어디 세상일들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있던가?
눈 딱 감고 한번 끝까지 따라가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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