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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백수연습(2)/우리마님 따라하기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23. 12:07
백수연습(2)/마님따라하기
용산 국립박물관
얼마전까지 미군기지였는데 중앙청에 있던 국립박물관이 옮겨와(2005년?) 자리를 넓게 잡아 넉넉한 것이 보기에 좋았다.
늦여름의 알맞은 따가움이 겹쳐서 평일 오전시간은 더욱 편안하였다.
백수노릇도 뭐 나쁠게 하나도 없었다.
울마님께서는 접수대에 가서 회원증을 보이고 등록절차를 밟고 있는사이
나는 거침없이 그 옆으로가서 이러쿵저러쿵 청강하고싶다는 나의 입장을 설명하였더니
이제껏 전혀 없었던 일이 일어났다는 듯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
난감해하면서 담당강의교수님께 여쭤봐야한다더니 얼마가 지났을까 잠시 누군가와 상의를 하였던지 청강허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나니 나는 우리 손자 잘둔덕에 졸지에 백수연습주제에 그것도 박물관대학 특별강좌에 청강하는 화려한 데뷔를 하게 되었다.
2008년도 박물관 연구강좌-사상사반/월2회 4시간;
(www.muses.org 또는 ‘국립박물관회’에 들어가면 더 자세히)
오늘은 김상현교수편 ‘삼국유사를 통해서 본 옛사람들의 삶’
100명의 회원중 오늘 출석은 대략 90여명.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중년 또는 그이상의 여성마님들 그중 울마님은 조금 어린축에 속할까?
숫컷은 많아야 10명내외. 이곳도 여성상위.
그래도 이강좌를 듣기위하여는 주 4시간하는 기본강좌를 1년간 듣고 리포트제출한후에 수강자격이 주어진다하니 열성이 대단하지않은가.
모두가 혼자된 사람들은 아닐 것인데 서방님들은 이시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마님들만 이렇게 모여서 역사공부를 하는지 남자들은 역사공부를 하지 않고 무엇을 하고있는지 무엇이 잘못인지 세상이 잘못돌아가서 그러는지 여인들의 차림이나 자세가 그럴듯해보였다.
‘셔블발기다래 밤들이 노니다가 들어와자리보니 다리가 네시어라 둘은 내것이나 다른둘은 누구이노....’
이미 빼앗겨버린걸 탓하여 무엇하리
처용의 현실용인이 무엇을 뜻하는지
백제와 신라의 백년전쟁
백제성왕의 전사와 시신을 돌려받지못한 원한에서 대야성 함락비사까지
그리고 김춘추의 외세를 끌어들이는 외교와 반쪽미완의 삼국통일.
역사에 가정법은 있는가?
만일 김춘추가 당의 외세를 끌어들이지않았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만주땅은 우리의 영토가 되었을까?
오늘날 우리의 지역갈등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신라의 삼국통일은 정당한가? 신라가 당을 끌어들이지못하였다면?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하였다면?
학교에서 배운 역사가 어쩜 강자의 논리로 또는 승자의 시각으로 재구성되어 쓰여진 것은 아닐까? 우리는 어디서 살아있는 역사를 읽어야하지 않은지....시험의 정답으로 나오는 역사를 달달 외우기보다 숨어있는 진실을 읽어내야 할 것인데....진실을 찾아나서는 것이 좌파적 시각일까?
손자보러가다가 역사의 가정법이 있을지 역사는 강자의 논리일 뿐인지 백수연습치고는 너무 고급이고 화려하지않은가?
중간에 10분의 휴식시간이 있는 2시간의 강의는 어느사이 끝나있었다.
처용가 그리고 삼국통일등
익숙한 주제를 다시 정리하여 들으니 또 새로웠다.
특히 강자의 논리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삼국통일에 대하여 들여다보는 것은 분명 졸리울뻔 했던 나를 흥미롭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진짜 백수가 되면 ‘박물관회’의 기본강좌를 수강해봐야지 bucket list에 올려놓았다.
서둘러 구내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시간을 내어 박물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으면 또 좋을 것이나...
이놈의 손자녀석 얼굴이 밟혀서 궁둥이가 들썩들썩 우리는 날라가듯 아들네가 있는 삼각지부근으로 달려갔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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