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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백수연습(1)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23. 12:00
2008.9.9.화.
나; 오늘 성준이 보러갈까?
아침밥을 먹다가 지난 일요일 봤어야할 녀석을 보지못해서인지 그녀석얼굴이 불쑥 내마음속에 들어와 불쑥 한마디 하였다.
우리집마눌님(울마님); 지금? 회사는 어떻게 하고????
나; 오후에 가도 되고...하루쯤 땡땡이쳐도 되고...
울마님;오늘 나 박물관대학 강의들으러 가야하는디....
나;몇시부턴데?
울마님;10시부터 12시까지......

이를 어찌한담?
지금 식사끝나고 바로 가자니 마님강의시간에 너무 촉박하고..
마님 강의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자니 오전내내 무엇을 하며 보내야할지 막막하고...
내일이나 다음으로 미루자니 손자녀석얼굴이 어른거려서 참아내기가 쉽지않고....
마침 국립중앙박물관이 아들네 가는 도중 옛 미군기지에 있는 것이니 시간만 맞추면 좋으련만...
어찌어찌하면 시간이 맞을 것같기도 하고 전혀 맞지않을 것같기도하고....
어찌할까 어찌할꼬 주점주점 궁리해보는데 아무래도 손자보고싶은마음이 최우선이라
과감히 ‘고’싸인을 하였다.

나;이렇게 하면 어떨까? 나도 박물관의 그 강좌를 듣고 강의가 끝나는대로 바로 성준이 보러가면 되겠네.
울마님;괜찮을까? 등록도 하지않은 비회원이 수강할 수 있을까?
나;도강을 하든가 아니면 정중하게 청강요청을 하면 되지않겠어?
이럴때 나는 무척 용감한 편이다. 까짓것 무엇이 문제인가? 그냥 밀어보면 무슨수가 나올 것 아닌가?
더군다나 강의듣겠다는데 설마 누가 아니된다 할까보냐? 아니된다면 박물관 여기저기 돌아보면 될 것이고...어슬렁거리는 것 나의 특기중 하나 아닌가!


집에서 용산 국립박물관까지는 동작대교 다리하나 건너면 바로 그곳이니 20분이면 넉넉할 것이고.....
아침식사를 천천히 하고서도 또 커피 한사발을 들이키고 가도 늦지 않을 형편인지라
백수의 아침은 여유작작 급할 것이 한개도 없었다.
다만, 어서어서 강의를 끝내고 눈에 밟히는 우리손자님을 어서어서 보아야하니 마음이 급해지고 마구 설레이는 것이 문제였다.
백수연습 첫날치고는....
백수노릇하기란 것이 이렇게 설레이게 좋을 줄이야! 이 설레임이란 것이 몇년만에 새로이 맞이하는 것인가.
아마도 대학시절 미팅하러 또는 데이트하러 미리 김칫국마시던 때 이후 처음아닐까헛허허허허허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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