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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논어 이야기/박석무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20. 20:51
만악(萬惡)의 원인
정자(程子)는 『논어』를 읽는 재미에 대하여 오래 전에 멋진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손으로는 춤을 추고 발로는 댄스를 하는 사람도 있다”(有不知手之舞之足之蹈之者)라고 했던 말이 그것입니다. 『논어』를 읽노라면 너무 재미가 있고 기분이 좋아 그냥 저절로 춤을 추고 발로 뜀박질하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진짜 맛을 알고 논어를 읽으면 그 무궁무진한 의미에 사로잡히고, 오묘하고 깊은 맛에 감동되어 부지불식간에 흥이 돋구워지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자한(子罕)」편에 공자가 제자 자로(子路)를 한껏 칭찬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너무나 검소한 의복을 입던 자로여서, 호화찬란한 옷을 입은 사람과 해진 옷을 입고 나란히 서서도 전혀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자로라면서 검소한 성품을 공자가 자랑했습니다. 그러면서 『시경』의 “가진 자를 시기하지 않고 가지지 못한 자신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면, 왜 착하다 하지 않으리오”(不 不求 何用不臧)라는 시를 인용하면서 자로를 칭찬했다는 내용입니다.
다산은 『논어고금주』에서 이런 부분을 더욱 재미있게 해석합니다. “인간의 욕심이란 부귀와 일락(逸樂)에 있다. 남들이 그것을 지녔으면 시기하게 되고, 나에게 그것이 없으면 탐내기 마련이다. 만 가지 죄악(罪惡)은 모두가 그것으로부터 나오나니, 그 두 가지가 없는데 왜 착하다고 하지 않겠는가”(人之所欲 在於富貴逸樂 人有是則 之 我無是則求之 萬惡皆從此起 故曰非此二者 何用不善)라는 다산의 풀이는 『논어』의 재미를 더욱 북돋아 참으로 춤추고 댄스하게 해줍니다. 인간의 욕심은 부귀와 일락이다. 남이 부귀와 일락을 누리면 시기심과 질투심이 일어나고, 나에게 부귀와 일락이 없으면 구하고 싶고 탐이 나기 마련이다. 자로처럼 이 두 가지만 절제하고 이길 수 있다면 하는 일마다 착하게 된다. 바로 이런 멋진 해석을 내린 분이 다산이었습니다.
요즘 부쩍 흉폭한 범죄들이 이곳저곳에서 연달아 일어나고 있습니다. 검소함과 가난한 삶을 견디면서 시기와 질투, 탐하는 욕심을 이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논어에 재미를 붙이면, 행여나 죄악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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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程子)는 『논어』를 읽는 재미에 대하여 오래 전에 멋진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손으로는 춤을 추고 발로는 댄스를 하는 사람도 있다”(有不知手之舞之足之蹈之者)라고 했던 말이 그것입니다. 『논어』를 읽노라면 너무 재미가 있고 기분이 좋아 그냥 저절로 춤을 추고 발로 뜀박질하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진짜 맛을 알고 논어를 읽으면 그 무궁무진한 의미에 사로잡히고, 오묘하고 깊은 맛에 감동되어 부지불식간에 흥이 돋구워지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자한(子罕)」편에 공자가 제자 자로(子路)를 한껏 칭찬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너무나 검소한 의복을 입던 자로여서, 호화찬란한 옷을 입은 사람과 해진 옷을 입고 나란히 서서도 전혀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자로라면서 검소한 성품을 공자가 자랑했습니다. 그러면서 『시경』의 “가진 자를 시기하지 않고 가지지 못한 자신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면, 왜 착하다 하지 않으리오”(不 不求 何用不臧)라는 시를 인용하면서 자로를 칭찬했다는 내용입니다.
다산은 『논어고금주』에서 이런 부분을 더욱 재미있게 해석합니다. “인간의 욕심이란 부귀와 일락(逸樂)에 있다. 남들이 그것을 지녔으면 시기하게 되고, 나에게 그것이 없으면 탐내기 마련이다. 만 가지 죄악(罪惡)은 모두가 그것으로부터 나오나니, 그 두 가지가 없는데 왜 착하다고 하지 않겠는가”(人之所欲 在於富貴逸樂 人有是則 之 我無是則求之 萬惡皆從此起 故曰非此二者 何用不善)라는 다산의 풀이는 『논어』의 재미를 더욱 북돋아 참으로 춤추고 댄스하게 해줍니다. 인간의 욕심은 부귀와 일락이다. 남이 부귀와 일락을 누리면 시기심과 질투심이 일어나고, 나에게 부귀와 일락이 없으면 구하고 싶고 탐이 나기 마련이다. 자로처럼 이 두 가지만 절제하고 이길 수 있다면 하는 일마다 착하게 된다. 바로 이런 멋진 해석을 내린 분이 다산이었습니다.
요즘 부쩍 흉폭한 범죄들이 이곳저곳에서 연달아 일어나고 있습니다. 검소함과 가난한 삶을 견디면서 시기와 질투, 탐하는 욕심을 이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논어에 재미를 붙이면, 행여나 죄악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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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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