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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Rice, steamed rice, please!`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5. 14:51
2005.5.7.토. Gondor hotel에서
'현지 음식을 먹을 수 있어야 비로소 현지인들과의 상담이 성공한다.‘
오랜 상사생활을 통하여 들었고 그렇게 노력해 왔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에티오피아 음식은 왠지 처음부터 자신이 없었다.
서울에서부터 포장김치와 컵라면과 막커피를 준비하여 갔다.
오늘 단단히 톡톡히 효과를 보는 것이리라.
그래, 쌀밥을 시키고 가져간 김치와 함께 먹으면 나의 ‘먹탐’은 끄으읏!
호텔식당으로 갔다. 초라하였지만 그래도 산꼭대기에 자리잡아 눈아래 내려다보이는 야경이 그만이었다. 김치의 냄새도 있을 것이고 야경구경도 하고 밤바람도 또 좋을 것이어서
식당 안보다는 밖이 더 좋을 것, 호기있게 밖에다 자리를 잡았다.
‘Rice, steamed rice, Please!'
발음을 잘못하여 ‘이’를 삶아오지 않도록, 최대한 혀를 잘 굴려서 ‘R'이 잘 들려지도록 하였으며, ’Steamed'에 재삼 강조하여 주문을 하였다.
여종업원은 뭐가 좋은지 뭐가 신기한지 싱글벙글 오케이오케이 하였다.
그래도 미심쩍어 두 번 세 번, 이곳에서 ‘밥’이 있느냐, 내가 주문한 ‘rice, steamed rice'는 이러저러한 것으로 혹 ’boiled'한 것이 절대로 아니니, 착각하지 말지어다, 다짐하고 또 확인하여 주문하였다.
되돌아 오는 것은 ‘오케이,오케이, 노프로블렘’
그래도 나는 미심쩍고 하여튼 찜찜하였다.
9.11 사건 이후 미국 출장중 오마하의 어느 그리스 식당에서 일이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양식이 별로이기도 하고 양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주문하는지 잘 모르기도 해서 내가 선택한 메뉴는 그날의 스페셜이 눈에 들어왔다. ‘Rice'가 따라나오는 돼지구이 뭐였는데, 나중에 나온 ’rice'가 우리의 밥이 아니라 지중해식 밥, ‘Boiled rice'여서 시간 내내 그 독립적인 쌀밥을 뱃속으로 보내느라 고통을 당한 경험이 있어서였다.
출장여행을 하다보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하여 또는 어쩔수 없는 언어소통의 한계로 인하여 또는 서로 다른 문화로 인하여, 정말 예기치 않은 ‘헤프닝’들이 가끔 일어난다.
그런데 뭔가 사단이 일어났음이 직감되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 ‘스팀드라이스’가 나오지 않는 것, 불러서 물어보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곧 나온다 하니 더 재촉할 수는 없었다.
영어도 서로 짧고 여종업원은 배시시 웃으며 오케이오케이만 해대니, 점잖은 한국신사연도 해야 되겠고, 참고 또 참으며 기다렸다.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마도 그 ‘보일드라이스’를 끓여서 건져내느라 공정이 늘어진 것 아니냐, 미국의 그리스식당에서 보일드라이스에 대하여 설명들은 바도 생각나고, 조바심반 불확실반하였다. 그러나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었다.
거의 1시간이 다 되어 등장한 것은 아니나다를까 그 ‘보일드라이스’
돌팔이 식품공학도의 짐작이 맞고 만 것이었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퇴치고 다시 ‘스팀드라이스’를 기다려? 벌써 시간이 얼만데?
또 기다려서 스팀드라이스가 확실하게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또 오케이오케이 할 것인데..........
이번에는 내가 오케이오케이 하며 노프로블렘 네버마인 하며 또 미국에서 걸었던 그 고행의 길을 다시 걷기로 하였다.
이번에는 그래도 우리의 김치가 있으니 목이 매이지는 않으리라, 김치와 버무리면 입안에서 덜 독립적으로 돌아다닐 것이며, 따라서 뱃속으로 더 잘 들어갈 수 있으리라, 자위하면서 꾸역꾸역 ‘보일드라이스’를 집어넣었다. (보일드라이스는 동남아의 '안남미'하고는 또 다른 쌀앙갱이가 전혀 입속에서 혀와 놀아주지 않는다.)
원초적 욕구, 나의 ‘밥탐’은 ‘검게 그을린 땅’ 에티오피아의 ‘곤도르’에서 또 한번 그을리고 말았다. 검게 그을린 땅이라 하면 나는 비옥하고 풍성한 땅으로 이해하였는데 오늘은 그 기대까지 그을리고 말았다.
그래도 내 머리 위 밤하늘에는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너무나 또렷한 별들이 무수하고, 저 아래 어둠 속 세상이 한낮의 더위를 식히고 있으니, 산꼭대기의 야경이 그나마 좋았다.
출장중 돌출사연이 또하나 늘었으니 이 또한 나중에 좋은 추억으로 되돌아와 되새김될 것이니 이 또한 좋지 않겠는가.
'현지 음식을 먹을 수 있어야 비로소 현지인들과의 상담이 성공한다.‘
오랜 상사생활을 통하여 들었고 그렇게 노력해 왔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에티오피아 음식은 왠지 처음부터 자신이 없었다.
서울에서부터 포장김치와 컵라면과 막커피를 준비하여 갔다.
오늘 단단히 톡톡히 효과를 보는 것이리라.
그래, 쌀밥을 시키고 가져간 김치와 함께 먹으면 나의 ‘먹탐’은 끄으읏!
호텔식당으로 갔다. 초라하였지만 그래도 산꼭대기에 자리잡아 눈아래 내려다보이는 야경이 그만이었다. 김치의 냄새도 있을 것이고 야경구경도 하고 밤바람도 또 좋을 것이어서
식당 안보다는 밖이 더 좋을 것, 호기있게 밖에다 자리를 잡았다.
‘Rice, steamed rice, Please!'
발음을 잘못하여 ‘이’를 삶아오지 않도록, 최대한 혀를 잘 굴려서 ‘R'이 잘 들려지도록 하였으며, ’Steamed'에 재삼 강조하여 주문을 하였다.
여종업원은 뭐가 좋은지 뭐가 신기한지 싱글벙글 오케이오케이 하였다.
그래도 미심쩍어 두 번 세 번, 이곳에서 ‘밥’이 있느냐, 내가 주문한 ‘rice, steamed rice'는 이러저러한 것으로 혹 ’boiled'한 것이 절대로 아니니, 착각하지 말지어다, 다짐하고 또 확인하여 주문하였다.
되돌아 오는 것은 ‘오케이,오케이, 노프로블렘’
그래도 나는 미심쩍고 하여튼 찜찜하였다.
9.11 사건 이후 미국 출장중 오마하의 어느 그리스 식당에서 일이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양식이 별로이기도 하고 양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주문하는지 잘 모르기도 해서 내가 선택한 메뉴는 그날의 스페셜이 눈에 들어왔다. ‘Rice'가 따라나오는 돼지구이 뭐였는데, 나중에 나온 ’rice'가 우리의 밥이 아니라 지중해식 밥, ‘Boiled rice'여서 시간 내내 그 독립적인 쌀밥을 뱃속으로 보내느라 고통을 당한 경험이 있어서였다.
출장여행을 하다보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하여 또는 어쩔수 없는 언어소통의 한계로 인하여 또는 서로 다른 문화로 인하여, 정말 예기치 않은 ‘헤프닝’들이 가끔 일어난다.
그런데 뭔가 사단이 일어났음이 직감되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 ‘스팀드라이스’가 나오지 않는 것, 불러서 물어보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곧 나온다 하니 더 재촉할 수는 없었다.
영어도 서로 짧고 여종업원은 배시시 웃으며 오케이오케이만 해대니, 점잖은 한국신사연도 해야 되겠고, 참고 또 참으며 기다렸다.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마도 그 ‘보일드라이스’를 끓여서 건져내느라 공정이 늘어진 것 아니냐, 미국의 그리스식당에서 보일드라이스에 대하여 설명들은 바도 생각나고, 조바심반 불확실반하였다. 그러나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었다.
거의 1시간이 다 되어 등장한 것은 아니나다를까 그 ‘보일드라이스’
돌팔이 식품공학도의 짐작이 맞고 만 것이었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퇴치고 다시 ‘스팀드라이스’를 기다려? 벌써 시간이 얼만데?
또 기다려서 스팀드라이스가 확실하게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또 오케이오케이 할 것인데..........
이번에는 내가 오케이오케이 하며 노프로블렘 네버마인 하며 또 미국에서 걸었던 그 고행의 길을 다시 걷기로 하였다.
이번에는 그래도 우리의 김치가 있으니 목이 매이지는 않으리라, 김치와 버무리면 입안에서 덜 독립적으로 돌아다닐 것이며, 따라서 뱃속으로 더 잘 들어갈 수 있으리라, 자위하면서 꾸역꾸역 ‘보일드라이스’를 집어넣었다. (보일드라이스는 동남아의 '안남미'하고는 또 다른 쌀앙갱이가 전혀 입속에서 혀와 놀아주지 않는다.)
원초적 욕구, 나의 ‘밥탐’은 ‘검게 그을린 땅’ 에티오피아의 ‘곤도르’에서 또 한번 그을리고 말았다. 검게 그을린 땅이라 하면 나는 비옥하고 풍성한 땅으로 이해하였는데 오늘은 그 기대까지 그을리고 말았다.
그래도 내 머리 위 밤하늘에는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너무나 또렷한 별들이 무수하고, 저 아래 어둠 속 세상이 한낮의 더위를 식히고 있으니, 산꼭대기의 야경이 그나마 좋았다.
출장중 돌출사연이 또하나 늘었으니 이 또한 나중에 좋은 추억으로 되돌아와 되새김될 것이니 이 또한 좋지 않겠는가.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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