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기러기 카페 글모음)

[스크랩] `페이터의 산문`(4-4.끝.)/이양하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5. 13:36
4-4.

만일 너를 괴롭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네 마음이 그렇게 생각하는 때문이니까,

너는 그것을 쉬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만일 죽음에 附隨되는 여러 가지 外觀과 觀念을 捨離하고 죽음 자체를 직시한다면,

죽음이란 자연의 한 理法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람은 그 이법 앞에 겁을 집어먹는 어린애에 지니지 못하는 것을 알 것이다.

아니, 죽음은 자연의 이법이요, 작용일 뿐 아니라 자연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哲人이나 法學者나 將軍이 우러러 보이면,

이러한 사람으로 이미 죽은 사람을 생각하라.

네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볼 때에는 네 조상 중의 한 사람,

옛날의 로마 황제의 한 사람을 생각하여 보라.

그러면 너는 到處에 네 현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이러한 것을 생각하여 보라.

그들이 지금 어디 있는가?

대체 어디 있을 수 있는가?

그리고 네 자신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있는가?

너는 네 생명이 속절없고 너의 직무, 너의 경영이 허무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그러나, 머물러 있으라.

적어도, 치열한 불길이 그 가운데 던져지는 모든 것을 열과 빛으로 변화시키는 것과 같이,

이러한 세상의 俗事나마 그것을 네 本性에 맞도록 同化시키기까지는.



세상은 한 큰 都市,

너는 이 도시의 한 市民으로 이때까지 살아왔다.

아! 온 날을 세지 말며,

그 날의 짧음을 恨歎하지 말라.

너를 여기서 내보내는 것은 不正한 判官이나 暴君이 아니요,

너를 여기 데려 온 자연이다.

그러니 가라.

배우가 그를 고용한 監督이 명령하는 대로 무대에서 나가듯이.


아직 5막을 다 끝내지 못하였다고 하려느냐?

그러나, 인생에 있어서는 3막으로 극 전체가 끝나는 수가 있다.

그것은 作者의 상관할 일이요, 네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


기쁨을 가지고 물러가라.

너를 물러가게 하는 것도 善意에서 나오는 일인지도 모를 일이니까.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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