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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1월의 첫 토요일(2)---인성참치에서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5. 01:56
해가 뉘엿뉘엿거리는 늦가을 오후,
토요일인데도 도선사 입구는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렸다.
어서 사람들의 공해에서 벗어나자.
어서 집으로 가자.
어서 가까운 전철역, 수유역까지 가자.
전철 속에서 나는 변심하였다.
종각까지 가서 '참치' 맛을 보고 집으로 가자.
산행 뒷풀이 겸 토요일 만찬, 어때?
집에 가면 저녁이 마땅찮다는 우리집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나를 잽싸게 변심하게 만들었다.
그렇지,
인성참치에 가면 우리의 '털보'의 털이 여제치하에서도 여전히 잘 자라고 있는지,
하루 3갑의 담배와 3병의 소주 실력이 여전하시온지,
인심좋게 허허허 너털웃음은 주눅들지 않았는지,
가보면 알 것이었다.
다목적 인성참치행!
토요일 5시경 '인성참치'는 조용하였다.
'우상'은 아직 출근 전이고 마나님 '회장'님께서 갑작스런 불청객을 살짝 놀라며 맞이해 주셨다.
열이면 열, 모두가 못해먹겠다 난리를 치는데도 '인성참치'는 끄덕없다,
벌써 5년이 되었다,
걱정없다, 월급쟁이 부러울 거 하나 없다, 하시니
오늘 내가 마침 잘 왔다 싶었다.
얼마전 어느 날 여의도에서 솥단지 엎고 밟고 데모들 해대서 큰일 아닌가 싶었는데,
이곳은 전혀 '행복'할 뿐이라니, 얼마나 반갑고 즐겁고 신나는 일인가.
우리 부부는 여회장님의 신나는 '행복론'을 들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모든 부위의 참치맛을 눈치없이 실컷 먹어 치웠다.
산행으로 비워진 뱃속을 맥주와 참치로 채우고 나니,
그 때서야 가게 안에 손님들이 몇몇 들어와 있음이 보였고,
자칭타칭 몰라보게 젊어지고 예뻐지신 여회장님의 안색도 살피게 되었다.
반신욕때문이라고 강조 또 강조, 강요하시는데 기러기방에 한마디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하였다.
'더 젊어지고 싶으신 분, 더 아름답고 싶으신 분,
더 건강하게 더 오래오래 살고 싶으신 분,
더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반신욕을 하시라.'
이상 광고 끝.
이윽고 우리의 상숙씨, 그 이름도 찬란하고 사랑스러우신 '우상'이 출근하셨다.
얼굴이 반짝반짝 코끝이 밴질밴질, 신수가 훤하였다.
점심시간 사업을 마치시고 잠시 싸우나탕에서 운기조신한 탓일까,
회사대학 조기졸업 후유증을 털고 이제 사회대학 5학년 고급반의 여유로움일까,
'우상'의 얼굴에서도 그 '행복'이 자리하고 있었다.
큰 욕심내지 않았더니,
남 부러워 하지 않았더니,
하루 세끼 밥 잘 먹고,
공주딸들 시집도 보냈으며,
날마다 일하는 일터까지 있으며,
또 많지 않지만 수입도 있으니,
이 나이에 더 무엇을 바랄 것인가,
말하는 듯 하였다.
'인성참치는 참치도 물론 맛있지만,
참치뼈를 고와 우려 만든 무조림이 옆에 누가 있는지조차 모르게 맛있다.
알맞게 간이 된 파래 무침이 입안에 척 달라붙게 맛있고,
조미료가 조금만 들어간 장국은 담백한 맛으로 일품이며,
특별한 맛의 알밥을 빼놓으면 섭섭해 하며,
알밥과 곁들여 나오는 총각김치는 남녀노소 모두가 침을 삼키며 먹어야 한다.'
이상은 내가 느낀 바하고, 여회장님의 열렬한 판촉사를 가감하여 나의 졸필을 휘들렀음이니 해량하시라들.
무조림과 파래무침을 싸주신다고 하여
나는 염치 내놓고 총각김치도 싸달라고 회장님에게 강요하고 말았다.
밥 욕심이 남달리 많은 나는, 맛있는 반찬탐도 만만치 않아서 천성의 탐욕스러움을 그 날도 버리지 못하였다.
나는 돌아오는 전철 속에서 의기양양 하였으며,
어서 빨리 내일 아침이여 오시라,
여기 총각김치와 해파래 무침이 있나니,
나는 벌써 소풍가는 날을 기다리는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의 나의 이야기가 혹 앞뒤가 잘 맞지 않는다 생각하시는 기러기가 계시다면,
불원간 인성참치에 가셔서 확인 한번 해주시길 부탁 또 부탁하는 바입니다.
통촉하시옵소서.
토요일인데도 도선사 입구는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렸다.
어서 사람들의 공해에서 벗어나자.
어서 집으로 가자.
어서 가까운 전철역, 수유역까지 가자.
전철 속에서 나는 변심하였다.
종각까지 가서 '참치' 맛을 보고 집으로 가자.
산행 뒷풀이 겸 토요일 만찬, 어때?
집에 가면 저녁이 마땅찮다는 우리집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나를 잽싸게 변심하게 만들었다.
그렇지,
인성참치에 가면 우리의 '털보'의 털이 여제치하에서도 여전히 잘 자라고 있는지,
하루 3갑의 담배와 3병의 소주 실력이 여전하시온지,
인심좋게 허허허 너털웃음은 주눅들지 않았는지,
가보면 알 것이었다.
다목적 인성참치행!
토요일 5시경 '인성참치'는 조용하였다.
'우상'은 아직 출근 전이고 마나님 '회장'님께서 갑작스런 불청객을 살짝 놀라며 맞이해 주셨다.
열이면 열, 모두가 못해먹겠다 난리를 치는데도 '인성참치'는 끄덕없다,
벌써 5년이 되었다,
걱정없다, 월급쟁이 부러울 거 하나 없다, 하시니
오늘 내가 마침 잘 왔다 싶었다.
얼마전 어느 날 여의도에서 솥단지 엎고 밟고 데모들 해대서 큰일 아닌가 싶었는데,
이곳은 전혀 '행복'할 뿐이라니, 얼마나 반갑고 즐겁고 신나는 일인가.
우리 부부는 여회장님의 신나는 '행복론'을 들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모든 부위의 참치맛을 눈치없이 실컷 먹어 치웠다.
산행으로 비워진 뱃속을 맥주와 참치로 채우고 나니,
그 때서야 가게 안에 손님들이 몇몇 들어와 있음이 보였고,
자칭타칭 몰라보게 젊어지고 예뻐지신 여회장님의 안색도 살피게 되었다.
반신욕때문이라고 강조 또 강조, 강요하시는데 기러기방에 한마디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하였다.
'더 젊어지고 싶으신 분, 더 아름답고 싶으신 분,
더 건강하게 더 오래오래 살고 싶으신 분,
더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반신욕을 하시라.'
이상 광고 끝.
이윽고 우리의 상숙씨, 그 이름도 찬란하고 사랑스러우신 '우상'이 출근하셨다.
얼굴이 반짝반짝 코끝이 밴질밴질, 신수가 훤하였다.
점심시간 사업을 마치시고 잠시 싸우나탕에서 운기조신한 탓일까,
회사대학 조기졸업 후유증을 털고 이제 사회대학 5학년 고급반의 여유로움일까,
'우상'의 얼굴에서도 그 '행복'이 자리하고 있었다.
큰 욕심내지 않았더니,
남 부러워 하지 않았더니,
하루 세끼 밥 잘 먹고,
공주딸들 시집도 보냈으며,
날마다 일하는 일터까지 있으며,
또 많지 않지만 수입도 있으니,
이 나이에 더 무엇을 바랄 것인가,
말하는 듯 하였다.
'인성참치는 참치도 물론 맛있지만,
참치뼈를 고와 우려 만든 무조림이 옆에 누가 있는지조차 모르게 맛있다.
알맞게 간이 된 파래 무침이 입안에 척 달라붙게 맛있고,
조미료가 조금만 들어간 장국은 담백한 맛으로 일품이며,
특별한 맛의 알밥을 빼놓으면 섭섭해 하며,
알밥과 곁들여 나오는 총각김치는 남녀노소 모두가 침을 삼키며 먹어야 한다.'
이상은 내가 느낀 바하고, 여회장님의 열렬한 판촉사를 가감하여 나의 졸필을 휘들렀음이니 해량하시라들.
무조림과 파래무침을 싸주신다고 하여
나는 염치 내놓고 총각김치도 싸달라고 회장님에게 강요하고 말았다.
밥 욕심이 남달리 많은 나는, 맛있는 반찬탐도 만만치 않아서 천성의 탐욕스러움을 그 날도 버리지 못하였다.
나는 돌아오는 전철 속에서 의기양양 하였으며,
어서 빨리 내일 아침이여 오시라,
여기 총각김치와 해파래 무침이 있나니,
나는 벌써 소풍가는 날을 기다리는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의 나의 이야기가 혹 앞뒤가 잘 맞지 않는다 생각하시는 기러기가 계시다면,
불원간 인성참치에 가셔서 확인 한번 해주시길 부탁 또 부탁하는 바입니다.
통촉하시옵소서.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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