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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이공의 백학----더불어숲에서8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4. 20:09
---초토 위의 새로운 풀들은 손을 흔들어 백학을 부릅니다.(사이공의 백학)
지금은 호치민시가 된 사이공,
그 곳에서 북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길가의 가게,
가게라고는 하지만 한적한 시골길에 살림집도 딸리지 않은 작은 초가집,
간판도 없고 인근에 마을도 없다.
키를 넘는 사탕수수밭이 가게를 둘러싸고 있으며 그 뒤로는 눈 닿는 곳까지 푸른 볏논이 펼쳐져 있다.
인류사가 치른 수많은 전쟁 중에서 가장 많은 포탄과 화학무기를 쏟아 놓았던 벌판,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았다던 이 벌판에도 어느덧 세월은 흘러, 그 초토의 아픈 추억도 사라지고, 이제 새로운 풀들이 출렁이고 있다.
이윽고 그 푸른 들판 길에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자전거 행렬이 미끄러지듯이 나타난다.
녹색의 들판을 배경으로 흰 아오자이를 바람에 날리며 지나가는 모습은 마치 백학이 푸른 벌판을 날아다니듯 평화롭기만 하다.
구치터널.
호지만 루트와 사이공을 연결하는 지하요새,
반 프랑스 항쟁의 거점으로 건설을 시작한 이 땅굴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총 길이 250 키로미터, 1만 7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메콩 삼각주의 잘디잔 점토질 땅은 터널을 뚫어 흙에 바람만 쐬어도 곧 콘크리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단단하게 굳어버리는 천혜의 토질로, 병원 학교 공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는 세기적 대형공사.
‘청동의 요새’ ‘강철의 땅’
청동과 강철이라는 수사는 지하터널의 견고함을 뜻하기 보다, 호미와 삼태기만으로 대역사를 이루어낸 베트남인들의 의지를 일컫는 것.
이스라엘, 한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강인한 민족의 하나로 불리는 베트남의 일면을 보았다.
푸른 벌판과, 하얀 아오자이의 학생들과 겹쳐서 구치터널이 더 대비되어 들어왔다.
베트남의 특이한 광경 하나 더,
탄손나트 공항에 내려서 저녁 늦게,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는 수많은 오토바이와 자전거로 가득 넘쳐 흐르고 있는 것, 호치민시의 일상적인 여름밤 풍경.
길가에 앉아서 부채질등으로 더위를 쫓지 않고 이처럼 어딘가로 사뭇 달려가고 있는 이 역동성.
구치터널을 만들어낸 베트남의 강인함이 달리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
‘자전거 위의 호랑이’라 일컬었다는 말이 와 닿았다.
베트남은 푸른 들녘에 돌아온 백학과 자전거 위의 호랑이가 공존하는 나라.
그들이 겪어온 혹독한 과거의 역사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
모래시계에서 귀에 익은, 비소츠키의 ‘백학의 노래’가 귀울음으로 계속해서 들려왔다.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병사들은 저마다 한 마리 백학이 되었구나......백학의 무리와 함께 날이 밝으면 나는 땅 위에 남아있는 당신들을 모두 불러서 새들을 따라 푸른 안개 속으로 날아가리라..........’
지금은 호치민시가 된 사이공,
그 곳에서 북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길가의 가게,
가게라고는 하지만 한적한 시골길에 살림집도 딸리지 않은 작은 초가집,
간판도 없고 인근에 마을도 없다.
키를 넘는 사탕수수밭이 가게를 둘러싸고 있으며 그 뒤로는 눈 닿는 곳까지 푸른 볏논이 펼쳐져 있다.
인류사가 치른 수많은 전쟁 중에서 가장 많은 포탄과 화학무기를 쏟아 놓았던 벌판,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았다던 이 벌판에도 어느덧 세월은 흘러, 그 초토의 아픈 추억도 사라지고, 이제 새로운 풀들이 출렁이고 있다.
이윽고 그 푸른 들판 길에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자전거 행렬이 미끄러지듯이 나타난다.
녹색의 들판을 배경으로 흰 아오자이를 바람에 날리며 지나가는 모습은 마치 백학이 푸른 벌판을 날아다니듯 평화롭기만 하다.
구치터널.
호지만 루트와 사이공을 연결하는 지하요새,
반 프랑스 항쟁의 거점으로 건설을 시작한 이 땅굴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총 길이 250 키로미터, 1만 7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메콩 삼각주의 잘디잔 점토질 땅은 터널을 뚫어 흙에 바람만 쐬어도 곧 콘크리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단단하게 굳어버리는 천혜의 토질로, 병원 학교 공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는 세기적 대형공사.
‘청동의 요새’ ‘강철의 땅’
청동과 강철이라는 수사는 지하터널의 견고함을 뜻하기 보다, 호미와 삼태기만으로 대역사를 이루어낸 베트남인들의 의지를 일컫는 것.
이스라엘, 한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강인한 민족의 하나로 불리는 베트남의 일면을 보았다.
푸른 벌판과, 하얀 아오자이의 학생들과 겹쳐서 구치터널이 더 대비되어 들어왔다.
베트남의 특이한 광경 하나 더,
탄손나트 공항에 내려서 저녁 늦게,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는 수많은 오토바이와 자전거로 가득 넘쳐 흐르고 있는 것, 호치민시의 일상적인 여름밤 풍경.
길가에 앉아서 부채질등으로 더위를 쫓지 않고 이처럼 어딘가로 사뭇 달려가고 있는 이 역동성.
구치터널을 만들어낸 베트남의 강인함이 달리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
‘자전거 위의 호랑이’라 일컬었다는 말이 와 닿았다.
베트남은 푸른 들녘에 돌아온 백학과 자전거 위의 호랑이가 공존하는 나라.
그들이 겪어온 혹독한 과거의 역사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
모래시계에서 귀에 익은, 비소츠키의 ‘백학의 노래’가 귀울음으로 계속해서 들려왔다.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병사들은 저마다 한 마리 백학이 되었구나......백학의 무리와 함께 날이 밝으면 나는 땅 위에 남아있는 당신들을 모두 불러서 새들을 따라 푸른 안개 속으로 날아가리라..........’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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