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기러기 카페 글모음)

[스크랩] 마라톤은 유럽의 출발점입니다.----더불어숲에서(3)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3. 23:29
----마라톤 유럽의 출발점입니다(마라톤 평원에서)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 북동쪽에 있는 마라톤 평원, 아테네까지 36.75 키로미터.
당시 세계 최강 폐르샤 대군을 맞이하여 고립무원의 아테네 병사들이 병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승리한 격전의 땅.
2500년전, 전쟁의 패배와 이에 뒤따를 파괴와 살육의 공포에 가슴 졸이고 있는 아테네 사람들, ‘우리가 이겼다’ 한마디를 외친 다음 어린 병사는 죽는다.
옛 병사의 마음과 오늘의 마라톤 경주 선수의 마음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 마라톤 전투의 승리는 오늘의 유럽을 만들어낸 승리,
오늘의 유럽이 유럽으로 보전될 수 있게 한 유럽의 탄생지.
10년후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에서 다시 승리, 아테네는 델로스 동맹의 맹주가 되어,
페리클레스의 황금기로 이어졌으며,
이 찬란한 고대 그리스 문명은 르네상스를 거쳐 유럽의 정신으로 자리 잡는다.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가 과연 어떠한 수준이었으며, 어떠한 내용을 갖는 것인가.
그리스 문화도 다른 많은 고대 문화와 마찬가지로 식민지와 노예의 희생 위에 이룩된 것.

전쟁의 승패는 물론이고 나라의 흥망 역시 역사의 흐름이라는 유장한 세월에 비추어 보면, 그것은 한바탕 부질없는 춘몽이 아닐까.
그리스의 황금기도 오래지 않아 ‘그리스의 자살’이라는 30년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추락, 마케도니아의 젊은 왕에게 망한다.

지금은 유럽의 나라들이 바야흐로 유럽연합이라는 통합체 지향,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지역에서 나라를 뛰어넘는 새로운 틀을 모색.
금세기가 보여준 광기어린 전쟁과 종교적 반목과 민족적 쟁투를 생각하면 국가라는 틀의 완고함에 놀란다.

국가란 문명을 담는 그릇이 못 되고, 문명은 국가라는 그릇에 담기에는 너무나 크고 장구한 실체일지도 모른다.
전쟁의 승패와 나라의 흥망과 문명의 유장함.
‘우리가 이겼다’는 외침과 ‘내가 이겼다’는 외침 사이에는 참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내’가 ‘우리’를 이겨야 하는 것이 바로 오늘의 현실이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철학이 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