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기러기 카페 글모음)
[스크랩] 촛불을 드셨나요?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11. 20:03
2004.3.14.일.광화문에서
광화문의 오후 7시 무렵은 살짝 어둠이 깔린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꺼먼 개구리같은 전경들, 모두 철모을 깔고 앉아서 담뱃불을 번쩍거린다. 시름없이 담배연기가 우리의 젊은이들 입에서 화난 듯 뿜어나온다.
그래도 저 70년대 80년대의 섬찍함과 소름끼침이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벌써 대형 화면에 흥겨움이 가득하다. 8차선 도로에 한쪽은 촛불의 바다가 만들어지고 다른 한쪽으로는 버스가 기대와 짜증을 함께 싣고 느리게 움직인다.
경찰은 기계적으로 익숙하게 교통정리를 한다. 옛날같은 위압적 자세는 보이려 않는다. 시대가 바뀌었음이다.
촛불의 바다.
촛불을 드셨나요? 자원봉사자들은 앳띄고 열심이다. 초를 어떻게 끼우는지 모르는 나는 끼워달라하니 씩 웃고 불까지 부쳐준다. 얼마지요? 공짜란다.
어리숙하고 어색하게 그 촛불의 바다속으로 나도 들어간다.
도로바닥에 열을 지어 앉아 있는 것이 아무래도 편하지 않아 다시 옆 도로를 지나다니다가 아직 대열을 만들지 않은 뒤로 뒤로 멀찌감치 뒤로 쳐지기로 한다.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이 내 눈으로 들어온다. 남녀노소, 젊은이들이만 있으려니 했는데 제법 나이든 장년 노년들도 많다. 어린애들을 데리고온 부부, 젊은 연인들, 친구들,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사랑을 기쁨을 희망을 속삭이는가.
카메라폰으로 소형 켐코더로 기념사진을 담고, 곳곳에 인터뷰도 하고, 외국인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이거 재미있고 자유롭고 평화롭다.
촛불의 바다. 희망의 바다.
큰 잔치마당, 큰 축제마당.
누가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었는가.
이런 축제의 마당을 이렇게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우리의 젊은이들은 듬직하지 않은가. 우리의 미래는 얼마나 건강한가.
저런 농악대도 있었던가. 전통적인 옷차림이 아닌 정말 자유복장으로 풍악을 울리며 대열 뒤쪽 아직 대열이 정비되지 않은 뒷공간과 갓길을 뛰어다니며 흥겨움을 더해준다. 덩덩 쿵쿵.덩덩 쿵쿵.얼쑤 좋다.
어느새 왕복 8차선 도로가 모두 촛불의 바다가 된다. 이제 버스는 없다.
무대 위의 여자 사회자는 목소리가 더 힘차고 아름답기까지 한다.
'아침이슬'‘꽃보다 아름다워’ ‘바위처럼’ ‘불나비’ ‘넌 아니야’
노래소리도 함께 촛불의 바다 속으로 흘러들어 온다.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기만 한데 마냥 끝까지 있는 것보다, 조금 먼저 빠져나오는 것이 좋을 것.
미련을 두고 조용히 빠져 나온다. 30 년 전이라면 예쁜 여학생과 밤새도록 촛불을 들고 서있어도 좋았을 것이다. 아 옛날이여, 아 촛불이여.
인간의 기계적 논리를 뛰어넘는 변화가 있기를, 자연의 비논리적 섭리로 크고도 중요한 변화가 우리 시대에 나타나기를 빌어본다.
어느 누구도 감히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어제 오늘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우리 시대의 사회적 변화에너지가 모아지고 있음이다.
큰 역사의 수레바퀴가 느리게 움직이고 있음일 것이다. 역사는 시련을 딛고 언젠가 다시 앞으로 움직인다 하지 않았는가. 다만 모아놓은 힘이 조금 모자라면 한발짝 뒤로 물러났다가 힘을 모아 뛰쳐나오면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
우리 시대의 사회적 에너지의 크기에 맞게 변화는 따라오는 것.
역사의 성찰이 부족한 자 패배할 것이요, 역사의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은 자 승리할 것이라.
어느 날 하루 날 잡아 가족들과 나들이 나가 보시라. 연인들이여, 저 촛불의 광장에 나가서 사랑을 속삭여 보시라.
현실정치를 떠나서, 오늘의 현실정치의 편가름을 뒤로 하고, 잠시 옳고 그름의 시비를 멀리하고 한번 나가 보시라.
젊음이 요동치는, 희망이 솟아오르는 곳, 촛불의 바다에 빠져보면 우리가 아주 행복한 사람들임을, 아주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촛불의 한마당 축제, 촛불의 바다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광화문의 오후 7시 무렵은 살짝 어둠이 깔린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꺼먼 개구리같은 전경들, 모두 철모을 깔고 앉아서 담뱃불을 번쩍거린다. 시름없이 담배연기가 우리의 젊은이들 입에서 화난 듯 뿜어나온다.
그래도 저 70년대 80년대의 섬찍함과 소름끼침이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벌써 대형 화면에 흥겨움이 가득하다. 8차선 도로에 한쪽은 촛불의 바다가 만들어지고 다른 한쪽으로는 버스가 기대와 짜증을 함께 싣고 느리게 움직인다.
경찰은 기계적으로 익숙하게 교통정리를 한다. 옛날같은 위압적 자세는 보이려 않는다. 시대가 바뀌었음이다.
촛불의 바다.
촛불을 드셨나요? 자원봉사자들은 앳띄고 열심이다. 초를 어떻게 끼우는지 모르는 나는 끼워달라하니 씩 웃고 불까지 부쳐준다. 얼마지요? 공짜란다.
어리숙하고 어색하게 그 촛불의 바다속으로 나도 들어간다.
도로바닥에 열을 지어 앉아 있는 것이 아무래도 편하지 않아 다시 옆 도로를 지나다니다가 아직 대열을 만들지 않은 뒤로 뒤로 멀찌감치 뒤로 쳐지기로 한다.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이 내 눈으로 들어온다. 남녀노소, 젊은이들이만 있으려니 했는데 제법 나이든 장년 노년들도 많다. 어린애들을 데리고온 부부, 젊은 연인들, 친구들,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사랑을 기쁨을 희망을 속삭이는가.
카메라폰으로 소형 켐코더로 기념사진을 담고, 곳곳에 인터뷰도 하고, 외국인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이거 재미있고 자유롭고 평화롭다.
촛불의 바다. 희망의 바다.
큰 잔치마당, 큰 축제마당.
누가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었는가.
이런 축제의 마당을 이렇게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우리의 젊은이들은 듬직하지 않은가. 우리의 미래는 얼마나 건강한가.
저런 농악대도 있었던가. 전통적인 옷차림이 아닌 정말 자유복장으로 풍악을 울리며 대열 뒤쪽 아직 대열이 정비되지 않은 뒷공간과 갓길을 뛰어다니며 흥겨움을 더해준다. 덩덩 쿵쿵.덩덩 쿵쿵.얼쑤 좋다.
어느새 왕복 8차선 도로가 모두 촛불의 바다가 된다. 이제 버스는 없다.
무대 위의 여자 사회자는 목소리가 더 힘차고 아름답기까지 한다.
'아침이슬'‘꽃보다 아름다워’ ‘바위처럼’ ‘불나비’ ‘넌 아니야’
노래소리도 함께 촛불의 바다 속으로 흘러들어 온다.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기만 한데 마냥 끝까지 있는 것보다, 조금 먼저 빠져나오는 것이 좋을 것.
미련을 두고 조용히 빠져 나온다. 30 년 전이라면 예쁜 여학생과 밤새도록 촛불을 들고 서있어도 좋았을 것이다. 아 옛날이여, 아 촛불이여.
인간의 기계적 논리를 뛰어넘는 변화가 있기를, 자연의 비논리적 섭리로 크고도 중요한 변화가 우리 시대에 나타나기를 빌어본다.
어느 누구도 감히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어제 오늘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우리 시대의 사회적 변화에너지가 모아지고 있음이다.
큰 역사의 수레바퀴가 느리게 움직이고 있음일 것이다. 역사는 시련을 딛고 언젠가 다시 앞으로 움직인다 하지 않았는가. 다만 모아놓은 힘이 조금 모자라면 한발짝 뒤로 물러났다가 힘을 모아 뛰쳐나오면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
우리 시대의 사회적 에너지의 크기에 맞게 변화는 따라오는 것.
역사의 성찰이 부족한 자 패배할 것이요, 역사의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은 자 승리할 것이라.
어느 날 하루 날 잡아 가족들과 나들이 나가 보시라. 연인들이여, 저 촛불의 광장에 나가서 사랑을 속삭여 보시라.
현실정치를 떠나서, 오늘의 현실정치의 편가름을 뒤로 하고, 잠시 옳고 그름의 시비를 멀리하고 한번 나가 보시라.
젊음이 요동치는, 희망이 솟아오르는 곳, 촛불의 바다에 빠져보면 우리가 아주 행복한 사람들임을, 아주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촛불의 한마당 축제, 촛불의 바다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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