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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크리스마스 이브에 생긴 일-----어느 젊은 의사의 `의사 표시`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1. 9. 15:33
남수가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영희와 철수' 초등학교 과정 졸업하고,

'톰과 쥬디'나오는 중학교 과정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오늘은 바라던 '톰과 쥬디'의 이야기이다.

조금 길다.

끝까지 가야 시험에 나올만한 문제와 답이 있다.

희동이는 맨날 '길게'쓴다고 불만 많은 용환이도 끝까지 참고 읽어야 한다.

참기 힘든 사람은 미리 화장실 가서 일보고 와서, 차분히 보기 바란다.


그러면, 시작한다.


톰과 쥬디는 올 크리스마스 이브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 많다.

의사인 톰은 그동안 의사 면허시험 따느라

한편 앞집의 쥬디도 콧대만 높고 이제 나이만 들어가지,

그럴만한 이성친구가 없으니

스키를 타러가네, 플로리다 해변에 놀러가네 해대는 친구들이 부러울 수 밖에.


쓸쓸한 크리스마스 이브가 찾아왔다.

함박눈은 내리고

우리의 쥬디는 큰 마음을 먹었다.

앞집 '톰'의 문을 두드린다.

'마침 맥심커피가 떨어졌는데, 조금만 빌려주세요-오-옹'
(미국에서도 잘 사는 사람은 우리의 맥심을 애용한다)

톰은 이미 정신이 없다.

앞집 어여쁜 '쥬디'의 야한 잠옷 차림을 보자마자,

평소의 톰이 아니다.

'처변불경'하라 했거늘, 의학도가 어찌 인생의 깊은 맛을 알건가.

호랑이가 와도 정신을 차리면 되는데,

세상물정 어두운 톰은 부리나케 커피를 가져와,

문 밖에 서있는 쥬디의 쟁반에 들려 보내고 말았다.


그러고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뭔가 찝찝했다.

뭔가 크게 잘못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문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똑 똑 똑'

쥬디가 다시 말했다.

'죄송해서 어쩌지요-오-옹, 설탕도 떨어졌지 뭐예요'

톰은 또 정신이 나가버렸다.

쥬디는 중요한 부분을 보란듯이, 춥지도 않은지, 열린채로, 잠옷만을 걸치고 있었으니,

톰은 더 정신이 없을 수 밖에.

정신이 없으니, 혼비백산하였으니, 쥬디의 원하는 것이 커핀지, 설탕인지, 진짜 그 무엇인지

톰은 모를 수 밖에.

여러분은 벌써 쥬디가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초등학생은 모를까, 중학생만 되어도 안다.


톰은 쥬디를 문 밖에 다시 세워놓고서, 들어오라는 말을 끝내 하지 못하고서,

설탕을 부리나케 갖다가 주어 보냈다.

쥬디의 심정이 어떠 했을까요?

에이 밥보, 멍청이 의사 새끼, 해삼 멍게 말미잘,샬라샬라

다시는 내 병원 가까이 가서 의사넘께 커피달라, 설탕달라 하나 봐라,

잠옷만 입고 그리고 잠옷속의 속옷도 안입고,썅.


톰은 또 뭔가 찝찝 또 찝찝할 수 밖에.

그것이 아닌데, 쥬디가 원하는 것이 '설탕'이 아니지 않은가

설탕이 아니면 그 무엇일까

의사면허를 딸 실력 정도이면 돌아가는'화이바'는 수준급,

톰은 드디어 알아냈다.

쥬디가 진정으로 바랐던 것은 '그것'이었다.

여자이기에 미리 먼저 '의사표시'를 할 수 없었던 것.

이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브에 '외롭다'고 어찌 먼저

앞집의 '넘'에게 말할 수 있었으리, 아무리 미국 아니라 할애비 미국이래도,

톰은 이제야 정신이 버쩍 들었다.


적어도 '삼세판' 영어로 '놐 쓰리 타임스', 플리스.

톰은 그동안 쥬디를 두번씩이나 애를 먹였으니

이번에는 자기가 먼저 준비해서 쥬디의 아픈 상처를 치료하겠다는 강한 '의사표시'를 하였다.

문을 반쯤 열어놓고서,

'발가벗은채로' 거실 쇼파에 앉아

과감한 의사표시를 하고 있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아니나 다를까, '똑 똑 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톰은 힘차게 소리쳤다.

'문 열렸어요''들어오세욧, 쥬디'


문이 활짝 열리고,

난데없는 케롤송이 넘쳐 흘렀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할렐루야 할렐루야, 어쩌고 저쩌고.............'


한 무리의 교회 천사님들이 노래를 부르며,

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으악, 톰의 몰골을 그들이 봤는지 아니했는지

나는 자세히 모른다.

다만, 교회의 천사님들은 열심히 그들의 소임을 다 하였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불쌍한 이웃을 도웁시다.

여기 자선 모금함에 성의껏

의사 선생님의 '의사표시'를 부탁합니다''

고 하였다 한다.


톰과 같은 넘들아, 쥬디같은 ㄴ-ㅕ-ㄴ들이시여,

의사표시는 화끈하게 할지어다.

특히 톰처럼, 여자의 속마음을 못 읽으면

발가벗은 채로 '불우이웃 성금'하는 의사표시만 한다.

요즈음은 톰같은, 쥬디같은 사람 있지도 않다고?

어찌되었든, 톰은 그날밤 일로, 불우이웃에게는 축복을, 쥬디에게는 잊혀지지 않을 '모욕'을 시킨 셈이 되었다.
출처 : 68 기러기
글쓴이 : 박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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