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제 산에 한번 가야지?' 수남군이 내 이메일함에 나타나 나를 놀라게 하였다. 분명 독수리 타법으로 힘들게 메일을 보냈다는 사실과, 다른사람이 아닌 수남이 '산에 가자'고 하다니 정말 의외였다. 가끔 68 기러기들 몇몇이 모여, 가볍게 식사도 하였고 또 때로는 산행도 하면서, 고교졸업후 그동안 멀어져 있었으나 그래도 끈을 놓치는 않고 있었다. 이번에도 '산에나 가볼까?' 동의가 들어왔으니 빨리 결정해야 좋을 것인데,,,,,,,,이를 어찌해야하나??? 하나하나 전화 하여야 ㅎㅏ지만, 이번에는 인터넷의 '다음 카페'같은 곳에 '사랑방'을 만들어놓고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으면서 다수가 희망하는, 가장 보편적인 것을 택하여 결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고, 이를 용환군에게 알렸더니 '얼씨구좋다'하였다. 망설일 일이 아니었다. 바로 '다음 카페'에 우리의 둥지를 틀었다.
이름은 '68 기러기', 주소는 www.cafe.daum.net/68academy; 꼭 한번씩 들러 흔적을 남기시고, 7월 중 어느 토요일, 장소는 지난번과 같은 청계산이 좋은지 아니면 다른 의견을 꼭 남겨 주시기 강요함(꼭 회원가입을 하시고, 아니 하시는 68 기러기는 집으로 쳐들어간다?.....) 가끔씩 들러, 독수리 타법도 단련시키시고, 누가 더 씨잘데기없는 짓을 많이 하는지도 보여주시고, 우리 친구들 사소하나 열심히 사는 이야기도 알려주시면, 우리의 팍팍한 삶의 메마름이 조금은 적셔지면서 더 넉넉하게 될 것 아닌가 모르겠다.
'야, 모월모일 산에 가자' '어이, 그 날은 나 바빠 빼줘' '어느날 난 완죤 프린데 어디 좋은일 없냐?' '누구 딸 언제 결혼한단다' '누구 어머님께옵서 향년 몇세로 ,,,,,' 이런저런 소식들이 올라와서 우리들 서로를 더 가까이 해줄 것이다. '나주에 있는 김제평이가 갑자기 전화를 하여 나는 오늘 즐겁고 기분 째지는 날이 되어 부렀어야. 근데 그넘은 아직도 늦잠을 해가 ㅌ꾸까지 올 때까지 잔단다' 고 살짝 흉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원이가 요즈음 분위기 띄우느라 고민이 태산이어야'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아무래도 그넘도 타법이 정통 5 형제 손가락 타법이 아니고, 독수리 또는 개다리 타법같으나, 콤퓨터를 배우려는 자세는 알아주어야 쓰거뜨라' 도 좋은 말반찬이 될 것이지요. '찬웅이는 최근 새로운 유통사업을 시작했다는데 아주 잘 나간데' '경향신문의 논객 영신이는 멋진 정치칼럼을 준비한다는데 기대해보아. '68 기러기 개혁당을 만들다'가 아닐까. 곧 개봉박두' '찬규는 연락을 통 못했네. 언제 충무로 그 멋있는 집, '정희네'를 쳐들어가야 하는데....' '제호는 부산 중앙동을 꽉 잡고 있대. 한번 내려오면 끝내준다고 하는데 누구 회원 없나?' '종상이는 불철주야 공적자금 회수하느라 눈코입 뜰새 없는데 그래도 친구 본지가 오래되어 외로움을 탄다네' '한국 성형계의 '왕손' 상태가 모처럼 황금같은 짬을 내어 골프가자고 하였는데 때마침 선약으로 못하여 지금껏 나는 걱정한다. 상태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으면 어찌하나 하고. 그래서 나는 지금 상태가 안좋다' '창원의 정환이는 잘 있는가. 왕대포는 안만들고 무대포만 만들어대면 아니 되는디.....' '광주의 홍식이는 신협 이사장 노릇에 맛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한참 머리 복잡 시끌했다는데.......' '털보 상숙이의 손은 담배피고 술안주먹는데만 쓰고, 입은 술먹는데만 쓰지, 전화나 이메일같은 거 별로일 거라고 수남이가 악담을 했다' 상숙이에 대질시켜 요즘 내 심심한데 둘이를 싸움시킬 것이다. 상숙이 집사람하고도 싸움을 붙일 수 있지않겠어? 손과 입의 용도가? 원 세상이나 네상이나. '지난번 주인군 아들 결혼식에서 감자바위 동네 출신 처자들 모다 나는 보았는데, 여러분 모두의 안부를 궁금해 하였다. 자세한 중계방송은 다음편에..........어릴적 짝꿍은 가슴속에 품어서 꿈으로 간직하라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꿈은 사라지고 차가운 현실, 실망감과 낭패감을 맛볼 것이니. 정말 그럴까. 나는 예외도 있음을 알고 빠른 실망은 삼가시라 하고 싶다.'
'68 기러기' 사랑방 오프닝멘트가 너무 길었습니다. 우리 68 기러기 모두가 '사랑방'처럼 편하고 푸근하게 사용하였으면 합니다. 아무때나 들려서, 언제나 수더분하게 떠들고 놀다가면 좋을 것입니다. 모두들 우리 앞에 남아있는 남은 시간들 더 넉넉하게 보냈으면 합니다.(툭 툭 쳐대면 콤퓨터 실력 금방 늘어나요)
누군가 오십이 넘으면 그것은 '덤'이라 하였지요. 나의 '덤'은 주고 친구들이 주는 '덤'은 받으면서, 걸어온 길 만큼만 다시 또 가봅시다. '둥지를 떠난지 어언 35년, 다시 모여 우리 고향으로 함께 날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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