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군대에서,1970-1977

단팥빵과 화장실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0. 6. 14:00

//단팥빵과 화장실

인간의 체면은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을까?

인간은 1차적 본능앞에 얼마나 인간의 품위와 개인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고된 훈련 끝에 먹는 훈련소 식사량은 턱없이 부족하였다. 물론 훈련소당국은 정량을 배식한다고 하나 훈련병의 뱃속은 항상 허전하였다.

훈련이 끝나는 휴식시간은 그래서 피액스는 바글바글. 경제적 여유가 있는 훈련병은 가지고온 용돈을 허기진 뱃속채우는 데 소비하였다.

나도 어찌어찌 얼마간 비상금이 있엇는데 허리춤에 숨겨두었다.

아끼고 아껴서 어쩌다 한번 가끔 허기진 뱃속을 단팥방을 채웠다.

용돈을 여유있게 쓰지못하다보니 평소 옆동료들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지못하였으니 피엑스 빵을 사는데는 나혼자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빵을 사서 아무도 보지않는 곳, 화장실로 가서 빵을 게눈감추듯 숨넘어가듯 먹어치웠다. 얼마나 맛있던지 단팥빵이 그렇게 맛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서일까? 나는 지금도 단팥빵이면 눈이 뒤집힌다. 나는 팥이 들어가는 식품이면 무엇이든 좋아한다. 팥빙수도 그 중의 하나.

팥제품을 좋아하게 된 것이 훈련소의 그 단팥빵 때문일까? 1차적 욕망을 다스리지못하고 자존심은 내팽겨쳐버리고 화장실에서 나혼자 그 욕구를 해결했으니 그것이 발전하여 나이든 지금도 팥제품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이것도 운명인가 gg

나의 운명론은 끝이 없도다 g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