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군대에서,1970-1977
28연대 축구선수
햄릿.데미안.조르바
2018. 10. 6. 13:59
28연대 축구선수
나는 사회생활 학교생활 곳곳에 축구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다.
논산훈련소에서도 축구로 인한 이야기가 있다.
훈련이 한참이던 어느 날, 논산훈련소의 무슨 기념일인가해서 연대대항 축구시합이 있다는 것. 28연대 대표선수를 선발한다는 데 지원하지않을 수가 없었다. 축구연습을 하는동안은 기본훈련면제가 된다는데 이보다 더좋은 기회가 있겠는가?
나는 주력이 남보다 훨씬 좋고 볼다루는 기술이 좋기 때문에 당연히 선발되었다.
아무리 군대 훈련소라 해도 축구연습은 축구연습. 연습시간만큼은 널널하고 또 널널하였다.
적당히 달리고 적당하게 땀흘리면 연습하면 되었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나왔다. 내 발바닥에 물집이 생긴 것. 당장 내일모레 시합이 있는데 발바닥에 물집이라니 비상이 걸렷다.
그동안 축구를 하지않다가 갑자기 연일 연습을 하니 발바닥에 물집이 생긴 것.
그러나 문제의끝은 금방 끝났다. 군대는 안되는게 없다는 곳 아닌가?
고참축구선수가라사대; 성냥끝화약을 긁어모아서 발바닥에 불을 지르면 곧 물집이 잡힌다는 것. 나는 어리둥절 반신반의하며 한편으로는 겁도 먹었지만 내 발바닥을 꽉 잡고 불을 질러대니 고약한 화약냄새가 나더니 통증은 그때뿐. 말하자면 야전시술이 번갯불 스치듯 끝났다. 나의 발바닥은 딱딱한 물집만을 남긴채 아물어져 있었다.
불행하게도 우리 28연대는 1차전에서 탈락하고 말았으니 더 이상 훈련면제는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