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2)(독서노트)

공터에서/김훈...2017.7.18.화.

햄릿.데미안.조르바 2017. 7. 18. 18:42


공터에서/김훈...2017.7.18..

국물은 추운 창자의 끄트머리까지 퍼졌다.

안개는 안과 밖이 없고 앞과 뒤가 없어서...안개 속에서 초병들은 자신의 위치를 식별할 수 없었다.

주님 인도하시니/우리 두려움 없네;/영원 영원 영원하신 품에 안기세

풍매하는 씨앗 한 개가 바람에 불려 다니다가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떨어져서 시누크가 태어난 ㄱㅅ것이려니 하고 마장세는 생각했.

혈연으로부터 달아나는 일의 어려움을 일깨워주었다.

남의 나라 쌈하는데 가서 앞서서 날뛰지말고 조용히 엎드려 있다가 다치지말고 돌아와라/어미씀.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니까 무서운 거겠지. 우리 형제느니 모두 아버지 닮았어. 형은 아버지의 흔적이 싫어서 한국에 D 안오는 거야. 또 베트남에서 군 복무할대 말 못할 일을 저지를 모양이야.

살아온 날들의 시간과 거기에 쌓은 하중을 모두 ᅟᅵᆽ짊어지고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시간의 벌판을 거너가야할 것이었다.

파도가 들어올 때, 소리는 어둠을 뒤덮으면서 밀려왔고, 파도가 물러설 때 소리는 어둠 너머로 밀려 나갓다. ㄷㄹ들어오는 소리는 가득 찾고, 나가는 소리는 비어 있었는데...발생 이전의 소리처럼 음정으로 구분되지 않았다.

요리를 해봐. 공들여서 므식을 만들고 나면 마음이 편해져.

약한 불에 오래 끓여야 국물 맛이 깊지.

물을 넣으면 싱거워지지만 물이 겉돌아서 맛이 없어져. 한 번 끓은 것은 돌이킬 수가 없지. 물끼리도 잘 안 섞여.

천천히 잘 만져봐. 잘 들여다보면서 만져보고, 눈을 감고 만져봐. 그림을 잘 그리려면 잘 만져봐야 해.

자연광 체험이 부족한 아이들은, 빛과 어둠이 서로 스미고 벗어나면서 만나고 헤어지는 시간과 공간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덜 죽은 김정팔을 사살한 일은 잘한 일도 아니고 잘못한 일도 아니며, 거기에 잘잘못을 들이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노동과 임금을 교환하는 시장인 것은 마찬가지였다..이 회사나 저 회사는..

어머니의 치매는 망각된 고통의 기억을 극사실적으로 재생시키고 있었다.

이런 건 따지지말고 뭉게야 해. 억지로 뭉개지 말고 저절로 뭉개지도록 해야지.

남태평양의 섬들은 광선이 강렬해서 꽃들이 원색으로 피어난다고 들었습니다.

 

작가후기; 나의 등장인물들은 늘 영웅적이지 못하다. 그들은 머뭇거리고, 두리번거리고, 죄 없이 쫓겨다닌다. 나는 이 남루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