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환상방황/정유정...2017.7.8
히말라야 환상방황/정유정
‘꼬마야 꼬마야 땅을 짚어라. 짚어서 짚어서 만세를 불러라. 불러서 불러서 뒤를 돌아라’
고통총량의 법틱; 안나프르나에서 어김없이 적용된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새로운 하나가 생긴다. 고통총량에는 변화가 없다.
옴마니밧메홈; 옴은 우주, 마니는 지혜, 밧메는 자비, 홈은 마음...우주의 지혜와 자비가 마음에 깃들기를 비는 것.
해발3000미터가 넘어가면 기온의 하강속도와 폭이 급하게 커진다.
밤새 두통에 시달렸다. 움직이면 골이 흔들리고, 가만 있으면 날카로운 통증이 관자놀이를 파고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조ㅚ는 포기하는 일이다. 나는 삶을 포기하지않는다.
‘생존자’/스티븐 킹. 사람이 배가 고파 자기 몸을 먹기 시작하면 맨 나중에 무엇이 남을까?
자기몸을 먹어가며 구원을 꿈꾸는 남자의 이야기. 생의 구원이 파멸과 동일 선상에 놓여있는 게 아닌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소모하는 어리석은 인간의 이야기?
혼자 욱하고 혼자 부끄러워한다. 사소한 일을 두고 곱씹으며 졸렬하게 군다. 그걸 들키지않으려고 전전긍긍한다. 이토록 후진 자질로, 극단적인 두 성질의 충돌을 끊임없이 겪으면서 그 기나긴 어둠을 어찌 통과했는지 스스로 신통할 지경이다.
인생과 싸우는 법보다는 인생을 즐기는 법을 배우라. 세상을 링이 아닌 놀이터로 여겨라...노는 일마저 훈련해서 노는 인간이 되지않도록 하라.
고산병; 비아그라 한 알 100미리그람을 반으로 갈라...반은 내가, 반은 그녀에게 주었다.
나랑 결혼하면 금광을 통째로 줄게.
(꿈쏙에 나타난 미남자가 반지를 끼워주는데 맞지않았다...또다른 반지를 꺼내고..또...또..순식간에 금반지가 산더미처럼 쌓였고 그 찬란하고 오묘한 ㄱ광채에 나는 깊은 감동을 ㅁ받았다...너 돈 많구나. 나와 결혼하면 금광을 통째로 사줄게...하자. 해. 금반지도 아니고 금광인데...불쑥 남편 얼굴이 떠올랐다. 금광과 재혼해서 팔자를 고칠 것인지 심통과 내처 지지고 볶으며 살 것인지..
내 영어는 문법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단어 하나로 승부하는 단판 영어다. 평서문이면 말고리를 내리고 의문문은 올린다.
마이크로 수면상태; 눈을 뻔히 뜨고 졸다가 발을 헛디뎔 뻔한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브래드 피트처럼 잘 생기고, 주드로처럼 색시한데다, 스티브잡스처럼 스마트해보였다.
인간의 고뇌는 선택의 고뇌.
심리적 영하20도.
에베레스트의 본명; 초모롱마 Chomolungma. 산스크리트어로 초모는 여신, 룽마는 지역을 뜻한다...의역하면 세상의 어머니...어머니의 산.
네팔정부의 공식이름 사가르마타=하늘의 이마.
에베레스트는, 이 최고봉의 측량활동에 공을 세운 인도의 측량국장, 조지 에베레스트 경에게서 따온 것.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버려야한다?
1번나는 둥지를 지키는 대신 자유를 잃었다.
2번 나는 자유를 지키는 대신 둥지를 잃엇다.
에필로그;
사람의 성질은 쉽게 변하지않는다. 어렵게도 변하지않는다. 타고난 성질은 완강한 항상성을 유지한다. 변하는 쪽은 성질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 획득한 사회적 자아일 것이다.
겁쟁이와 싸움닭. 도망치는 자와 덤비는 자. 내 안에서 충돌하는 극단적인 두 자아를 나는 늘 이런식으로 인식해왔다. 태생적인 나는 전자, 필요에 의해 획득한 나는 후자?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든 건 포카라에 도착한 이후였다.
겁쟁이는 인간이 갖는 보편적 기질일 뿐 실제 내 본성은 싸움닭이 아닐까?
아침에 늦잠자고, 낮에는 낮잠자고 밤에는 밤잠자고..
노력한다는 자체가 즐기지못한다는 반증.
휴식이 주는 건 편안함이 아니라 불안이었다. 해괴한 죄책감이었다. 이렇게 놀아도 되나?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되나? 진짜 괜찮은 건가?
가만 있지못하고 안달복달하는 조증환자라든가, 자기를 달달 볶아야 사는 맛이 나는 자학증 환자라든가
사람 손을 탄다는 것은 ‘보존이 보장되지않는다’는 의미.
쿠마리 신전;
초경이 오면 신성을 잃은 걸로 간주돼 권좌에서 물러나야 한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떠나 홀로 신전에서 살아야하고, 은퇴한 이후에도 홀로 살아야하는 외로운 숙명을 지닌다. 쿠마리와 결혼하는 남자는 비명횡사한단즌 징크스때문.
폐월수하.화용월태.침어낙안. 명모호치.경국지색.
여정의 험난함과 육체적 고통 속에서 누리는 영혼의 자유로움.
어린아이가 삶을 배워가는 존재라면, 어른은 죽음을 배워가는 존재.
우리는 죽을 때까지 아이인 동시에 어른인 셈...2017.7.8.토.노트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