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2)(독서노트)

지하생활자의 수기/도스토엡스키

햄릿.데미안.조르바 2014. 10. 17. 17:49

지하생활자의 수기/도스토엡스키

 

1부 지하의 세계

 

나는 단언한다...지나치게 의식한다는 것은 곧 병이라고. 병중에서도 진짜 병이다. 인간의 일상생활을 위해서는 지극히 평범한 의식만으로도 충분하다...

도대체ㅐ 자의식이 발달한 인간이 어찌 자기를 존중할 수 있겠는가?

 

실천적 활동적 인간은 모두가 우둔하고 천박한 위인들이기때문에 그래서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가 있는 것이다...이것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그들은 천박한 성질때문에 가장 직접적이지만 부차적인 원인을 근본적인 이유로 오인하고..자기 사업의 확고부동한 기초를 발견한 것처럼 성급히 확신하고서 안도의 숨을 내쉰다...하기는 활동을 개시하려면 미리부터 안심하고 아무런 의혹도 품지않는 편이 편리할 것이다...

 

자연율....

이 세상에는 자연의 법칙이라는 게 엄존하므로..인간이 무얼 하든간에 그것을 자기의 의지로 실행할 수는 없는 일이며..자연의 법칙에 의하여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보아야한다..따라서 이 자연율을 발견하기만 하면 인간은 자기행위에 책임을 지지않아도 되므로, 생활하기가 무척 편해진다...???

 

가장 세련된 살육자는 거의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최고의 문명인들...

클레오파트라는..여자 노예들의 가슴을 금 바늘로 찔러 노예들이 비명을 지르며 꿈틀거리는 걸 보고 쾌감을 느꼈다한다...

 

인간이란..언제 어디서든 이성이나 이익이 명령하는 것에따르기 보다는, 하고 싶은 짓을 제멋대로 하고 싶어하는 성질이 있다...설사 자기자신의 이익에 반대되더라도 하고 싶은 걸 어쩌겠는가? 뿐만아니라 천하없는 일이 잇어도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경우도 있다..

 

인간이란 것을 가장 적절히 정의한다면..두발로 걸어다니는 배은망덕한 동물이다.. 인간의 가장 큰 결점은 영원불변의 부덕인 것이다...

인간에게 자의식은 가장 큰 불행...

 

하이네가 단언한 바에 의하면...인간은 자기자신에 관해선 반드시 거짓말을 하게; 마련이므로..정확한 자서전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예컨대 루소의 참회록속에서 줄곧 자신을 헐뜯고 있는데..이는 허영심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한다.

나는 하이네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때로 자기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셔 엄청난 범죄를 날조하여 스스로 범인을 자처하고 나설 수도 있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

 

2부 진눈깨비의 연상에서

현대의 어엿한 인간은 모두 겁쟁이이고 모두 노예인 것이다.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그것이 현대인의 정상적인 상태니까...현대인은 그런 식으로 만들어져 있고..그렇게되도록 꾸며져 잇는 것이다..그것은 비단 현대인뿐만 아니라 대개 어느 시대에도, 어엿한 인간은 겁쟁이이고 노예인 게 당연하다...그것이 지상의 모든 인간의 자연율이다...

 

인간이란...자기의 행복한 점은 선반에 올려놔 두고 불행한 점만 자꾸 손꼽는 법이다.

 

무엇이 부끄러웟는가?

지금 우리 두사람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서, 이번엔 그녀쪽이 영웅이고 나는 바로 나흘 전 그날 밤의 리자와 마찬가지로 가련하게 압도당한 인간에 지나지않게 되어버린 것이다...아아 이게 무슨 꼴이냐! 나는 그때 과연 그녀을 부럽게 여겼을까?...

상대가 누구건 간에 타인에 대한 권력과 횡포없이는 나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다...지배욕과 점유욕이었다.

 

지금은..사랑이란 상대방에게 폭군처럼 행동할 수 있는 권리..그것도 상대방이 기꺼이 자진해서 바친 권리라고까지 생각하기에 이른 것이다..

나의 경우, 사랑은 언제나 증오로부터 시작되고 정신적인 정복으로 끝나는 것이었다...

그녀가 찾아온 것은..결코 동정의 말을 듣고 싶ㄹ어서가 아니라 나를 사랑하기때문이었던 것이다...왜냐하면, 여자에게 있어서는 다름아닌 사랑 속에 모든 부활이 깃들여 있기때문이다... 온갖 파멸로부터의 구원과 갱생이 깃들여 있기때문이다..이것 이외엔 부활의 길이 없짇않은가.

 

모욕이란...이를테면 일종의 정화작용...모욕이란 무엇보다도 신랄하고 통렬한 의식...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모두들 정신적으로 절름발이...

 

/옮긴이의 말;

도스토엡스키 1821-1881

그에게 주어진 각양각생의 타이틀..실존과 자학의 작가, 분열과 부조리의 작가, 인간영혼을 투시한 복음의 작가, 추리소설적 수법을 문학예술에 적용한 심리주의 작가, 현대의 도시 시인등등...

이처럼 다양한 평가는 곧 그의 문학세계의 다면성과 이원적인 모순성, 난해성과 신비성을 단적으로 입증해주는 것...

 

평생을 두고 괴롭혔던 간질병, 사형대 위에 올라섬으로써..그는 사형집행 직전에 특사를 통해 목숨을 구했다...감지할 수 있었던 죽음의 심연, 생지옥과도 같은 시베리아의 감옥생활, 빚쟁이의 시달림에서 한시도 벗어날 수 없었던 경제적 빈궁...

이렇게 그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대의 고난을 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의 내부에 공존하는 모순된 두 개의ㅣ 요소, 선성과 잔인성, 신성과 악마성, 인종과 반항의식, 우월감과 열등감등...이른바 이중인격을 발견하고, 온갖 방면으로 그것을 추구하는 데 불굴의 노력을 기울였다...

도스토엡스키는..이와같은 인간내부의 상호 모순하는 요소사이의 대립과 투쟁을 기조로 하여 커다란 사회, 윤리, 철학의 문제로 독자적인 사색을 확대함으로써...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등 새로운 사상소설의 영역을 개척해 나갓던 것이다...

1864년..'지하생활자의 수기'는 이런 대작들에서 발전시킨 예술적 모티브의 밑바탕을 남김없이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 커다란 의의가 잇다..앙드레 지드도 이 작품을 가리켜 도스토엡스키의 전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라로 평한 바 있지만...이 열쇠를, 도스토엡스키 특유의 신경질 적인 냉소와 야유, 반어와 역설등의 모순투성이인 '잡탕'속에서 스스로 찾아내야만 한다...2014.10.13.월/10.17.금 노트요약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