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불을 끄고 봤더니...의신마을에서의 첫날밤
몇시쯤이었을까?
스스로 취사, 라면특식을 하고 이것저것 오늘일들을 날적기로 정리하고나니..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어둠속 아니 희미한 가로등불빛에 비추이는 정원을 거닐기도 조금 더 도로까지 확대진출해보기도 하다가...
특별히 할일이 없으니...티비가 없으니 골프채널도 다른체널도 돌려볼수 없고 그렇다고 컴푸ㅠ터가 있는 것도 아니니 인터넷에 들어가 여기저기 기웃거릴 일도 없으니...
잠을 청하기로 하였다...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있자니, 새로운 경험..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것 아닌가?
사위가 훤히 트였으니 한밤중 어둠속 전망이 이루 형언하기 그지 없게 되었다.
((나의 방은 '화개 깊은골'의 '자연산장'의 '고로쇠'방이라 명명되어있었는데...사면사방에 문을 달았는데...들어오는 입구는 우리전통가옥에서 하듯...창호지를 바른 격자문?이요, 다른 3면은 면의 대부분을 ㅇ유리창으로 하여 그를 통해서는 밖이 모두 보이게 설치되어있엇다.
(벽면은 흙으로..천장은 나무로......시멘트등의 공업용재료는 전혀 사용하지않앗다.)))
방안에 불이 없으니 어둠속 바같의 풍경이 어슴프레 눈에 들어왔다.
검푸른 숲이 창문앞까지 찾아들어온듯 하였다.
내가 누워있는 자리를 기준으로...오른쪽창호문은 방입구로서..작업공간과 연결되어있고
왼쪽창문은 찻집에 이어지는 빈공간이 있고, 뒷면창문으로는ㄴ 팬숀민박의 정원과 연결되어 도로까지 이어지고..
앞면유리창은 계곡물+숲속으로 연결짓고 있었다.
마치 내가 어둠속바다에 있는지 바닷속어둠에있는지...내가 잠겨있는지 떠있는지...어둠속 '섬'에 누워있는 형국이 되었다.
앞면창으로는 나뭇가지들이 거세게 흔들리는것이 보이는데도..그 흔들림을 있게한 바람소리가 전혀 들리지않으니 더 신비감이 들어왔다.
그것은 계곡물소리때문이었다. 계곡물흐르는 소리가 워낙 크니 바람소리가 그속에 파묻혀ㅓ리는 것이었다.
바닷가 큰파도소리만 할까? 그보다 더 클까? 웅웅하는 소리가 공명되듯 울려퍼지는데 그렇다고 시끄러운 '소음'은 아니고, 크고 묵직한소리, 짜증스러운 소음이 아닌 무슨 기운찬 '복음'소리?라 할까?
지리산숲속정기가 내게로 한웅큼 무더기로 보내주시러 저리하는 것일까?
'복음'을 내게 주신다는 것이라고요?
언제부터여쓰까?
누워있는 내 위로 달빛이 교교히 비추고있었다. 그런데 따지고보니 달빛은 아니고 저멀리 있는 가로등불빛이 민박집정원을 거쳐서 비스듬히 내방까지 들어온 것이었다...달빛이면 어떻고 가로등빛이면 어떠할까?
지리산숲속정기+계곡물복음+달빛같은가로등불빛=선계에 누워있는 나를 표현하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이미 선계에 와 누워있으니 그것은 지상낙원 이상이었다.
내머리속은 다시 속세로..몸거ㅘ 마음이 이미 선계에 있었지만 머리속은 자꾸 지상으로 내려가 속세의 이러저러한 일들을 불러내고있었다.
잠시 쪽잠을 자고일어난 듯 머리속은 더욱 맑아지고 요며칠 세속의 일들이 하나하나 떠오르고있었다.
부모님산소일, 집안일, 동호회일 그리고 나랏일..특히 세월호의 아픈이야기등...
선계와 속세 사이에서 이생각저생각을 하고있는 것이니..나야말로 축복받은 자..특별히 선택받은 자...모든일들이 잘 풀려나갈 것이다. 돈워리.
내가 할수있ㅎ는 일은 열심히 하면 될 것이요 내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는 일이라면 조용히 참고 기다리면 곧 풀릴 것이니 또한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요...만사개유정?
잠은 다시 외지않고 그냥 누워만있자니 거북스러워져서 불을켜고 생갇들을 정리해보는 것이 더 좋을것 같았다.
다시 불을 켜고 글을 쓰고있으니, 불빛 찾아서 어디서 어디로 들어왔는지 불나방들이며 풀벌레들이 잔치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다른무리는 앞면유리창에 붙어서 안으로 들어오려는 것인지 창벽에 붙어서 기분을 내고있는지..야단법석을 떠는듯 하였다..마치 나를 보러왔다는듯 소리없는 날개짓을 하고있ㅓ다.
갑자기 어디서 날라왔는지 집게벌레가 내 오른허벅지를 물었다..놀라 떼어내 던졌더니 뒤집어져서 방바닥에서 뱅뱅뱅 맴을 돌기만할뿐 일어나지를 못하였다. 어찌할까? 뒤집어줄까? 그대로 놔둘까? 그또한 하나의 생명이니 좋은곳으로 보내주는 것이 자연에[ 순응하는 것 아닐까?
집어서 방빡으로 보내주었다.
어둠속바다. 바닷속어둠. 숲속바다. 바다속숲.
커다랗고 검은숲이 다가왔다. 산이 검푸른 큰산이 바짝 창문앞까지 찾아왓다.
지리산정기를 듬뿍 담아왓다고 하는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