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의신마을.벽소령.음정마을

1걸어보자! 화개에서 쌍계사앞까지/노임파셔블 파셔블

햄릿.데미안.조르바 2014. 8. 28. 21:07

예약은 구례...막상 남부터미널에 도착해보니..의신마을쪽을 가려면..구례가 아닌 화개터미널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되어서...예약표를 변경하였다...머리로는 화개터미널을 정하였는데 실제 표는 하동을 달라고 해버렸다. 표를 살때까지는, 아니 화개터미널에 도착할때까지는...표를 잘못 샀다는 것을 알지못하였다.

화개터미널에 도착해보니...그 어떤 '기시감'같은 것이 들어왓다...언젠가 많이 와봤던 곳..매우 익숙한 곳..바로 얼마전 친구와 쌍계사 다녀왔을때의 그 터미널..화개터미널이었다. 그렇지 그렇지...의신마을을 가려면 '하동'이 아닌 '화개'에서 내려야 하는 것.

하동까지 갈 필요도 없을 뿐더러 하동까지 가버리면 다시 의신마을을 가려면 거기 하동에서 다시 화개터미널로 와야하는 것이니 당연히, 반드시 화개터미널에서 내려야 하는 것이었다. 늦게나마 머리가 정리되니...머리가 정리되면 나의 실행의지는 폭발적...스토프+스톱! 저 여기서 내려주세요넹? 갑작스런 노승객의 소리침에 운전기사가 넋을 잃고 빙긋이 웃으면서 내뜻을 흔쾌히 받아주었다...안받아주면? ㅎㅎㅎ

 

내리고 보니...새로운 문제가 내 앞에 서있었다.

나; 의신마을행 버스 언제 떠나나요?

버스표녀;3시 20분!(한손으로는 손전화를 하면서 나는 보지도 않고...최소단어로 최대효과?..전화는 하면서 귀로는 무슨말인지 들리는 모양이었다.)

나;손전화시계를 보니..1시 10분..으아악...2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이노릇을 어찌해야할꼬 고심하던 차에...쌍계사행 푯말을 앞에 단 버스가 내눈에 들어왓다...지금 막 출발한다는 것...

나; 그래 죽으란 법은 없다고 했지...나는 잽싸게 쌍계사행 버스에 올라탔다...1300원...5분후에 출발합니당~~~

나는 누가 뭐라해도 모범생..학교에서는 물론 사회에서도 왕모범생...모르는 것이 있거나 찝찝한 것이 있으면 무기탄으로 물어본다...그러고나서 실행에 옯긴다..누구는 답답하다하고 누구는 진지모드라 하지만..이제껏 몸에 밴 '범생이'를 어찌하지 못하고 산다..

나;기사아자씨...쌍계사까지는 얼마나 걸려유?

친절무뚝뚝한 기사;5분이요ㅕ..

나; 5분밖에?(속으로...쌍계사 구경을 다시 한다해도 2시간씩이나 시간을 죽여야할 것이니...또다시 시간죽이기걱정이 들어왓다...쌍계사구경은 지난번에도 했고..또하자니 그렇고...번뜩 매화꽃10리 벚꽃길이 생각났다...10리 길이라...쌍계사까지 걸어보자...까짓것..2시간을 죽치고 빈둥빈둥거리느니 차라리 걷자...세월호유가족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나눠갖자 하지않았는가? '고행'..사서도 할 것인데 뭐...)

 '걷자'로 내마음이 정해지는 순간, 버스가 이미 시동을 걸고 출발하기 시작하였다...내가 급해졌다.

나; 아자씨 아자씨, 스토푸..나 내려요..내려주시와요넹?

기사;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면서...임파셔블..이미 개찰을 해서 안되는구만이라...

나;안해주면 씨..여기서 데모한다 아니 '단식'할꼬야...라고 말하려고 큰눈을 들이대니...

기사;투털투덜대면서...내리세요!

나;탱규땡땡규규...복받으실겨 기사아자씨 ㅎㅎ

 

쌍계사행 버스에서 내리자, 세상을 얻은 기분울루랄라 지화자좋ㅇ를시구..

(나는 무엇인가 내뜻대로 되지않으면 불그락풀그락...부딪쳐서 내뜻대로 되면 희희낙낙..얼굴에 그표시가 리얼리얼하게 나온다..누구는 제발 포커페이스얼굴을 해서 남이 내뜻을 모르게 하라고 하지만..우리엄니가 나를 그렇게 맹글어내놨는데 내 어찌할 수 있단말이요...생긴대로 사는거지참...)

 

대사를 결정하고나니 갑자기 시장끼가 닥쳤다. 그렇지...1시가 지났으니 뱃속이 출출할때가 되었구나...어느집을 갈까 무엇을 먹을까 두리번거리는데 지난번 갔던 집이 눈에 들어왔다...'재첩국' 한그릇!

크게 맛있다는 느낌은 들지않아도 섬진강 특별수에서 잡히는 재첩과 만나는 것이니 '좋았다'라고 해두자...8천원씩이나 주라한다...섬진강은 좋은 곳이고 재첩은 이곳에만 있고 서울에서는 맛보지못하는 것이므로......ㅎㅎ 세상 모든일은 '합리'로 연결되어있다 하였지요...

 

시절은 벌써 8월말이긴해도..늦여름이어도 한낮의 땡볕은 따갑고 무더웟다. 거기에 쌍계사까지는 아스팔트길..차들은 씽씽씽 신나게 달려서 좋기만하는길이지만, 배낭을 맨 환갑넘은자에게는 쉽지않은길...매화꽃길10리길=사랑이 맺어지는길 하며 로맨스꿈틀대는 설레임가득한 길이라 하엿지만 그날 내게는 절대루 아니었다.

다만 한가지 위로가 된 것은 오른쪽으로 흐르는 화개천? 쌍계천?의 물흐르는 소리였다. 최근 비온끝 계곡물이 불어서 수량도 크게 늘었지만 물들이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가 우렁차기만 하였다...보통때는 하얀바닥을 내보이며 늘어져있는 것이 마치 퇴기가 너부러려 퍼져있는 것처럼 볼쌍 사나웠는데 전혀 딴판이었다...보기 좋았더라...

 

어느덧 쌍계사 가까이. 스마트폰시계를 보니...3시가 아직...2시40분?

(쌍계사까지는 5키로여...내걸음으로 1시간쯤 걸렸다.)

의신마을행 버스가 도착하려면...앞으로 45분 후? 그동안 무엇을 할까?

내친김에 또한번 걸어볼까? 세월호유가족 유민아빠는 40일 넘게 단식도 하는데....

 

쌍계사 가까이 큰다리 앞에 한 아저씨가 앉아있었다.

나;핼로우...하이...의신마을가는 방향이 어느쪽인가요? 여기서 얼마나 되남여? 걸어서 몇시간 정도되나요ㅗ?(처음보는 사람에게 속사포처럼 쏘았더니...)

아자씨;위로아래로 나를 훓어보더니...(미쳤구나싶은지)..임파셔블임파쇼불..걸어못가유...

나;(오늘은 왜 '임파셔블'이 입만열면 나오나?...버쓰기사도 임파셔ㅛ블하더니...이 아자씨도 임파쇼블이넹...나폴레옹영감님이 오시면 놀라넘어지시겟당 ㅎ)..노임파셔블이 파셔블!

 

이정표를 보니 거리로는 의신마을까지 9키로...

정말 임파쇼블한지..가까이 보이는 지리산국립공원 하동분소를 찾아갔다...찝찝하면 참지못하고 한발짜국을 떼지못하는 환자이니..물어보고 확인해보자...

나;의신마을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릴까요?..화개터미널에서 이곳까지 걸었더니 걸을만해서요ㅗ...

하동분소여직원; 화개터미널에서 여기까지 얼마나 걸리셨어요?

나;(어쭈구리...모처럼 제법인 젊은이를 만났구나...''지나가는 나그네가..농부에게 어디까지 얼마나 걸리나요ㅗ 묻자..그 농부는 바로 대답을 하지않고...대신 '평소 걸음으로 한번 걸어보'게 한 후...그 걸음으로는 얼마쯤 걸리겠다''...누가 주체냐 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당근 걸리는 시간이 다를수박에..)

...1시간 조금 안걸렸는데유...

그이쁘고믿음직한 여직원;빠르면 3시간 늦어도 4시간이면 될것입네[다....내걸음걸이를 알고 답을 하다니, 대단한 친구로다..그러고봉께 얼굴도 이쁘당 몸매도 좋구 ㅎㅎ

나;(다시한번 그여직원을 보았다...젊음은 보석, 당사자 본인만 모르는 천하의 보물...나도 그날이 있었는데 그때는 모르고 지금은 잘 안다. 그 보물이 무엇인지 잘 보인다....

 

7학년선배;'자네는 모를 껄..자네가 얼마나 빛나는 보석인지...10년쯤 지나봐..그때는 알까..그렇지만 그때는 이미 '지금'이 지나가 버렸으니...후회한들 무슨 소용있을까? 이일을 어찌할까? 그게 인생이야 인생...'

나;(그렇지 그렇구말구..내나이가 어때서? 주책이라하든말든 '나는 보석'이다. 하고싶은거 모두 하고가자...속절없이 그냥 지나가는, 가는'해'붙잡아 나중에 울고불고 하지말고 '해'있을때 '해'보자아앙앙앙썅썅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