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메모2(한겨레21)

2008.3.4/699호;오마이섹스'크고세고오래'...카스트로을 위해 울지말아요등

햄릿.데미안.조르바 2013. 2. 10. 19:19

2008.3.4/699

1.크루그먼의 경고

-CEO들은 일반적으로 반대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일을 집행하고 성과를 내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때문일 것이다. 그런 탓에 반대에 귀기울이고 설득하기 보다는, 반대세력르 배제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기 쉽다.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국가는 기업이 아니다라는 칼럼에서 기업경영과 국가경영은 차원이 다르다국가는 기업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묘가 클뿐더러 무수히 많은 구성요소들의 이해관계가 다양해, 하나의 기업처럼 단기적이고 단선적인 전략을 세울 수 없다는 뜻이다.

 

2.김소희의 오마이섹스/크고세고오래

-한 대학교정을 운동삼아 어슬렁거리다가 한 학생에게 담배 한 대를 꾸던 친구가, 아주 즐거운 경험을 했다. 학생은 자기가 태우는 담배가 마지막이라며 담배 파는 곳은 후문 쪽에 있는데 사다드릴까요? 했단다. 친구는 그 학생에게 교양 있고 다정하게, ’, 제가 갈게요. 고마워요라고 말한 뒤 돌아서는데 입이 절로 벌어지고 발걸음이 날아갈 것 같았단다. 그 학생이 분명 자기에게 마음이 있어서 친절했을 거라는 거다. ’여보세요, 성질 난 여교수나 애 잡으러 온 학부모로 알았겠지...

이제; 20대로 접어든 남학생이 30대 후반의 아줌마에게 친절하다면? 으하하하하. 어쨌든 노동과 육아에 찌들어 사는 친구에게 그 학생의 한마디는 최소 두 달 동안은 약발먹히는 원기회복 자양강장제일 것 같다. 역시 대학은 지역사회 발전의 요람이다.

 

-살다보면 이처럼 건강한 착각도 있다. 선의의 거짓말처럼 남자들이 제일 듣기 좋하하는 말은 자기 참 괜찮은 남자야가 아니라 자기 참 잘하는 남자야란 말이다. 영악한 암컷은 때론 이 말을 무기 삼아 단순한 숫컷을 부린다. 너 그거 진짜 잘한다는 한마디에, ‘마님~~~’ 수준으로 다른 모든 것에 충성한다. 거꾸로 너 그거 진자 못한다는 말은 관계를, 사람을 망친다.(오빠, 미안, 그때는 내가 진짜 철이 없었어. 부디 좋은 사람 만나서 잘하길 바랄게)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위해 죽는다는 말은 이래서 나왔나 보다. 성기능에 대한 남자들의 공포는 더 크게 더 세게 더 오래 간다는 속보이는 광고들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여쟈들은 어떨까? 그냥 잘해서 좋다가 아니라, 어떻게 왜 좋은지 디테일하게 묘사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어휘 구사력이 달리는 남자일수록 단순하게 칭찬했다가 꼬리 잡히기 십상이다. 그러니, 어설프게 형이상학 하지 말고, ‘형이하학에 매진해야 할까? 아니다. 이것 또한 크고세고오래류의 신화이다. 왜 성기능은 귾임없이 의심하면서, 말기능에는 대범할까. 과묵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가부장제의 전통 때문에? 철 지난 핑계다. 게으르거나 이기적이라서다. 여자친구가 밤자리를 피한다면 듣고 싶은 말을 못 들어서일 수도 있다. 마음을 읽어야 몸을 읽는다. 힘만 쓰지 말고 제발 머리를 좀 쓰길.

-일찍이 이 칼럼에 소개됐던 내 친구의 이모는 연하 남친에게 자긴 어쩜 이런 것도 잘해라고 허벅지를 슬쩍 쓰다듬으며 말하곤 한다./그것을 잘 한다는 뜻이 진하게 배어 있음. 이런 언니들은 대체로 무거운 건 절대로 들지 않는다. 따로 만나 눈을 부라릴지언정 남친 앞에서는 시비 거는 상대에게 상처받은 척한다. 한마디로 어머니깥이 굴지 않고 여동생같이 군다/실제 나이는 어머니뻘이라도. 과도한 칭찬을 해주는 여자라면 둘 중 하나다. 찰떡궁합이거나 찰거머리이거나. 세치 혀로 남자를 쥐락펴락하는 여자들은 주로 크고세고오래류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평생 데리고 살 게 아니면서 맥락없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모럴헤저드, 아니 오럴헤저드. 다행히 친구의 이모는 평생 데리고 살면서 부릴 작정인 것 같으니, .

솔직히 늘 크고세고오래대접받는 것은 꽤 지루한 일이다. 재수없다고? 진짜 비극은 그중 하나만 유독 잘하는 거, 차라리 골고루 모자란만 못하다는...

 

3.카스트로를 위해 울지 말아요.

-1959년 아바나에 입성한 뒤 49, 숱한 미국의 압력을 견딘 권좌는 이제 실용파동생에게로.

-‘경고한다. 나 한 사람은 그저 시작일 뿐이다. 당신들의 심장에 조국에 대한 사랑이 조금이도 남아 ldT다면 , 인간과 정의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귀담아 들어라...바티스타 정권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억압할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나를 망각 속에 묻어버리려 할 것이란 점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늘 저주하라. 전혀 개의치 않는다. 역사가 나를 무죄하리라’/‘1953몬카다 병영습격사건최후진술 중에서.

-미 백악관 주인 10번 바뀌는 동안; 반세기다. 강산이 다섯 번 바뀌었다. 혈기 방장하던 30대 젊은이가 팔순의 노인이 돼 병석에 누웠다. 카밀로 시엔푸에고스, 체 게바라...목숨을 같이했던 동지들은 어느새 간 곳이 없고, 선명하게 나부끼던 깃발도 이미 옛 모습은 아니다. ‘혁명화석이 돼버렸단들 그 누구를 탓할 것인가?

-195918일 혁명군을 이끌고 아바나에 입성했으니, 49년을 훌쩍 넘긴 세월이다.

-피델 알레한드로 카스트로 루스는 1926.8.13 쿠바 동부 소도시에서 태어났다. 이민자출신인 아버지, 사탕수수농장 운영으로 부축적, 그의 어머니는 가정부였다. 그가 15살때에야 결혼했다.

-전통 카돌릭교육을 받으며 성장, 1945년 명문 아바나대 법대 진학, 1950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 빈민지역에서 변호사 활동. 1952년 하원의원 선거출마. 그러나, 바티스타 군사 쿠데타, 선거는 무산됐고 카스트로는 반독재 투쟁에 띠어든다.

-19537.26. 160여 명의 동지들과 몬카다 병영 습격사건을 감행. 징역 15년 선고 투옥. 2년여의 수감생활긑에 바티스타정권의 사면으로 1955년 맥시코 망명, ‘726일 운동게릴라 조직 결성, 체 게바라 만난다.

-195612월 요트 그란마호를 타고 쿠바해안으로, 본격적인 게릴라 투쟁의 서막, 가난한 농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비티스타 정권의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맞서 하나둘 승리, ‘혁명군은 마침내 195918일 아바나 무혈입성, 바티스타는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망명. ‘신화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구바의 혁명은 미국의 재난이었다. 냉전초기였다. 미 본토에서 불과 150km에 공산주의의 전초기지가 세워졌다. 애초 외국기업 소유토지를 무상 몰수 하려던 건 아니었다. 카스트로 정부는 20년짜리 채권/연이율4.5% 발행을 제안했지만, 미국기업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 19602월 쿠바정부가 옛소련과 원유공급게약을 맺으면서 갈등은 겉잡을 수 없이 증폭. 쿠바 정유시설을 장악하고 있던 미국계 기업들이 소련산 원유정제를 거부, 결국 쿠바정부는 정유시설 국유화조처로 대응하엿다.

-암살 위협에서 살아남기 올림픽 금메달감

 

4.중산층은 포로수용소에 갇혔다./구별짓기와 나도주의로 상류 가치를 지향하는 키치 왕국의 주민들

-미국중산층 가정을 포로수용소라고 비판하였다.

-어느 나랄르 막론하고 선거에서 빈곤문제의 정치쟁점화는 금기사항. 그 이유는 빈곤층보다 훨씬 막강한 힘을 가진 중산층 유권자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우려때문.

-미국 중산층에 팽배하던 물질 만능주의와 순응주의에 깊은 회의를 느낀 중산층 젊은이들이 저항의 길을 택한 건 1950년대. 이른바 히피의 출현이다. 한국에서 1980년데 출현한 ‘386’은 군사독재 정권에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은 광주학살의 토대 위에 선 군사독재정권에 순응하면서 물질적 삶에 안주하는 중산층 가치에 정면 도전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중산층은 경제.사회적 개념인 동시에 심리적 개념이다. 중산층의 꿈은 32/105m2 아파트,중형차의 소유, 주말여행, 스키와 골프등으로 상징된다고 하지만, 각 항목마다 다양한 차별화가 이뤄지기대문에 중산층의 실체를 종잡기가 어렵다.

-광고를 지겹다고만 하지 말고 광고주의 숨은 뜻은 무엇일까 파악하려는 시도를 해보면, 광고는 우리 사회를 읽을 수 있는 좋은 텍스트.

-마케팅의 기본 원리 중 하나는 범주화 전략; 너 이거 있어? 너 여기 살고 싶지? ! 아무 말도 하지 마. 브랜드가 널 말해주는 거야. 한국광고의 특성은 이런 메시지가 비교적 직설적으로 표현돼도 소비자의 저항이 없거나 약하다는 것이다.

-한국 중산층의 불안은 유별나다. 생존경쟁이 치열하고 해외 의존4도가 높은 탓도 있지만, 사회문화적 비교의식이 지나칠 정도로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회문화적 동질성과 거주 밀집성으로 인해 이웃을 의식하지 않고선 한시도 살 수 없는 묘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라다. /이웃과의 비교는 처절하다고 해도 좋은 정도로 필사적이다. 물질적으로 잘살게 될수록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자신보다 더 잘사는 사람을 이웃으로 두게 되는 결과만 초래해 불행해지는 역설마저 가능해진다.

-심리적으론 강남에 살아도 자신보다 더 잘사는 이웃을 두면 비강남 거주자보다 더 위축될 수도 잇다.

-삶의 만족감은 이웃과의 비교로 결정된다는 이른바 이웃효과는 한국인 삶의 전 국면을 지배하고 있으며, 특히 상층지향성이 높은 동시에 하층으로의 전락을 두려워하는 중산층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사회적 전염효과와 쏠림현상이 자주 극단으로 치닫는 이유다. 교육.부동산 문제를 비롯한 사회문제들이 순수한 정책적 고려만으로 풀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산층 행태의 본질은 키치. 키치란 19세기말 유럽의 급속한 산업화로 생겨난 중산층이 귀족의 에술적 취향을 흉내낸 데서 비롯된 개념이지만,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다. 정통 P술가들은 키치를 경멸하지만, 키치엔 사회적 이동에 따른 평등의 욕망이 강하게 내재돼 있다. ‘너희만 즐기냐? 너희만 잘낫냐? 어디 나도 좀 맛보자라는 오기가 키치의 본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말로 눈길끌기’. 예술을 스스로 즐길 만한 감식안이 없기 때문에 예술을 남들의 눈길을 끄는 용도로 소비하는 것이다.

-계층을 떠나 국가와 개인도 중간에 속할 경우, 아래와는 구별되고 싶고 위를 닮고 싶은 욕망에 몸부림치기 마련이다.

-한국내에서 명품의 주요 소비층도 상류층이 아니라 중산층이다.. 상류층 고급 사교문화를 향유하려는 중산층의 소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낟.

-상층지향성이 강한 중산층의 키치 문화가 명품 열풍, 골프열풍, 해외여행 열풍을 넘어서 다얗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와인열풍과고급예술품열풍이다.

남과의 구별짓기를 위한 속물근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건 아닌가 생각4이 든다. 각종 열풍의 주체가 되기보다는 포로가 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와인인구의 0.001%나 될가말까한 와인감정사에게나 필요한 시음법이 한국중산층에게 필수교양으로 통용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뭔가 우리는 외래문화에 주눅이 들어 잇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외국 대통령도 안 진키는 예절을 우리가 수수한 대중식당에서조차 지키고 있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라고 말햇다.

-스스로 즐기기보다는 남과의 구별짓기가 우선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다. 와인.고급예술 열풍은 웃어넘길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는 건 나도주의’ me-tooism 로 인해 가족의 삶 자체가 피폐해지는 경우다.

-조기유학 바람.--이웃효과에 따른 불안 심리가 증폭돼 나타난 현상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중산층 스스로 만든 포로수용소를 무너뜨리는 게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감을 높일 수 잇는 첩경이 아닐까?

-서울대 개혁론이 실패하는 이유; 대한민국에 대한 불만보다는 상류층에 편입하려는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전 인구의 한 자릿수 밖에 안되는 상류층의 이해관계가 다수결의 원리로 관철되는 희한한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마치 서울대를 개혁하자고 하면 이제 겨우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중산층 부모가 자기 자식 서울대 q보낼 생각에 서울대 개혁론에 반대하거나 시큰둥해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 또한 중산층을 가둔 포로수용소라 할 수 있다.

-중산층은 진보정치 세력의 딜레마. 증산층의 상층지향성과 속물근성을 노골적으로 비판할 수도 없으니 이래저래 죽을 맛이다./노트정리2009.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