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배우기

신비의 기타...2009.8.3

햄릿.데미안.조르바 2013. 2. 7. 17:44

****신비의 기타.

기타배우기를 시작하고 얼마쯤 지났을까?

손가락끝이 아프긴해도 그렇다고 기타줄 잡는 것이 무서울 정도는 아니게 된 즈음.

이런 저런 리듬들을 겉핥기로 배우나가던 어느 때였다.

우리더벅머리총각기타선생님; 오늘은 ‘셔플’이라는 리듬을 배우보겠습니다. 오늘 배울 셔플이 아마도 기타배우기중에서 가장 어려울 것입니다.

나이든 학생일수록 더 어렵게 배우고, 나이가 어릴수록 오히려 전혀 어렵지 않게 쉽게 배웁니다. 어린학생들은...중학생이나 초등학생은 한번만 가르쳐주면 금방 이해하고 익숙해집니다. 어르신께서도 이 셔풀을 배우시다보면 많이 젊어지실 것입니다. 열심히 하시고 빨리 익숙해지셔서 많이 젊어지세요!!!! 하셨다.

어리둥절나;(속으로...흐미흐밋@#$%^ 야, 또 새로운 리듬을 배워야 해? 쎠플이라꼬?)

나는 솔직히 떡심이 또 풀어졌다.

왜냐하면 하나의 리듬을 죽자살자하며 어렵게 참고 배우고 나면...또 새로운 리듬을 배워야한다고 하기를 벌써 몇 번째인가?

이제는 기본리듬을 모두 배웠겠지 하면 또 새로운 리듬을 들고나오니..꾹 참고 배우는 것도 유분수지 5학년말년 신사체면도 봐주어야지 정말 너무한다 싶었다.

그래도 어찌할 것인가? 이제는 정말 시쳇말로 빼도박도 못하고 까라면 까야지 별도리가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이제 나에게 있어 기타배우기는 숙명이 된지 이미 오래였다.

죽었다 복창하며 꾹 참고 기타를 배우면서 하나 새롭게 깨달은 게 있다.

기타배우기는 우리가 큰 어려움없이 이해하고 쉽게 배워나갔던 소위 먹물공부, 논리를 따라머리로 이해해나가는 공부하고는 전혀 달랐다.

처음에는 전혀 될 것 같지 않던 것들이....

나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고 논리가 서지않던 연습들이....

아무런 질문도 하지 못하고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그냥 죽장 연습만 하고 있으면

어느 날 어느 사이 제법 비슷하게 맞추어져 있는 것이었다.

몸으로 기능적으로 배우는 것이 모두 그렇겠지만 기타배우기도 몸이 받아들여야 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머리로 이해되어야 진도가 나가는데 익숙해져있으니 몸으로 받아들이는 기타배우기가 처음에는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먹물들이여! 세상을 어렵게 살지 말지어다. 논리를 버리고 쉽게 몸으로 받아들여 세상의 많은 즐거움들을 어서 받아들이라! 좋은것들의 대부분은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몸으로 받아들여야 되는 것이나니!

그길은 어렵고도 쉽기만하나니 그 잘난 머리로 따지지 말고 그냥 꾹 참고 몸으로 부딪쳐나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셔플은 ‘고고리듬’의 일종인데...

‘딘딘따다’...내려치고/올려치고/내려치고/올려치고...

처음은 코드에따라 으뜸자리를 치고...6번줄이나/5번줄이나/4번줄...

나머지는 1/2/3번줄 3줄을 한꺼번에 모두 친다.

그런데...처음 치는 길이를 3이라하면..다음 나머지는 1의 길이로 치라고 한다.

처음칠때는...끝에서 잠시 쉬는 듯이 하면서 잠시 멈추었다가...바로 올려쳐야...

3대1의 길이를 맞출 수 있다.(후유~~~~~)

코드를 더듬더듬 잡아가면서 치다 보면..셔풀을 치는 것이 아니라...나도모르게...‘고고’리듬을 치게되기도 하고... 주의해서 또 계속 치다보면...잠시 멈춘다는 것이 나도 모르게 손바닥이 닿게 되어 ‘컷트’가 되기 일쑤이니....(이런 일들이 어찌 머리로 이해하고 논리로 따져질 일인가?)

입냄새독특하신우리기타선생님;아니, 어떻게 이렇게 빨리 ‘셔플’을 비슷하게 치시다니~~잉요? 어쩐지 많이 젊어지셨구나 했습니다~o !!!!

잘한다는 칭찬은 나이 들어서 들어도 기쁘고 좋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맞는 말이었다.

거기에 또 젊어졌다고까지 하였으니 기분 째지는 날이었다.

기타배우기는 정말 신비스러운 것!

도저히 될 것 같지 않은 것들이 꾹 참고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 사이 익숙하게 잘 되니 어찌 신비하다고 하지 않을 것인가?

또,

기타줄을 치면 손가락끝이 젊은기운을 만들어내는가 아니면 어설픈 기타리듬이 잠든 나이를 깨우는 것인가 기타배우기를 열심히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린학생들과 같아진다는 것이니 어찌 기타배우기는 신비스럽다 하지 않을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