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25....생일선물
****생일선물
요즘 신세대들은 생일선물을 사달라고 할 때, 나는 무엇이 필요하니 이번 선물로 그것을 사달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한다고 한다.
이왕 선물을 할 거면 내가 필요한 것을 사달라고 하는 것이니 훨씬 합리적이지 않은가?
우리 젊은세대들의 솔직함과 실용성, 더 나아가 합리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바람직한 현상이기도 할 것이다.
나도 이번 생일날에 더 솔직해지고 더 실용적으로 나가고 더 합리적으로 나를 보여주기로 하였다.
나아빠;‘아들들아, 아빠 생일날 언제인지 알고 있으시죵?’
우리아들둘; 언제죠? 음력으로 세시는 거죠?
나아빠;응...언제언제인디...이번 아빠생일에 기타 하나 사주삼?
우리아들둘;어떤 기타를 사야 좋은가요? 무슨 모델명이라도...
나아빠;전자기타보다는 통기타면 좋겠는데...고급이 아닌 그냥 평범한 것이면 되지 안카쓰?
우리착한아들둘;잘 되었네요. 아빠생일 선물 무엇으로 할까 고민했었는데....
나아빠;낙원상가나 인터넷 같은데 살짝 알아보고...이왕이면 우리 교습소에서 추천하는 기타로 샀으면 싶다만...나중에 사후관리 받기도 좋을 것이구...
우리말잘듣는아들둘; 옛썰! 그렇게 하지요, 아부지!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착한아들둘에게서는 일자 소식 하나 없었다.
생일잔치를 조금 땡겨서 정월대보름날에 겸사겸사 조촐하게 치뤘는데 그 날에도 기다리던 기타는 보이지 않았고...실제 생일날인 그날에도 통기타소식은 없었다.
지엄한 아부지어른체면에 어찌되었는지 물어볼 수도 없고 눈치만 살피다가...
물어보는 것도 신세대식으롱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봐!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근엄한아부지께서 너무 촐싹대는 것 같기도 해서 예의 전통적인 근엄체면모드로 대기하기로 하였다.
기다린 보람을 보답이라도 하려는지 며칠 전 우리둘째아달녀석이 기타교습소에 직접 찾아가서 ‘통기타’ 한 마리를 사서 들고 들어왔다.
‘아부지 사랑하는 우리아빠! 기타교습소 사장님께서 추천하시는 통기타 사왔습니다. 너무 늦었지유. 죄송합니다.’
나아부지;아니 뭐 늦기는...그래 고맙구나. 이제는 그만둘 수도 없게 되었네. 아들들이 기타까지 사줬는데....
이래저래 나의 기타사랑은 숙명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집에서도 복습하고 더 연습해서 어서빨리 내 좋아하는 7080노래들을 기타치며 불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