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기
'누가 우릴 잠보라 하는가?'
햄릿.데미안.조르바
2004. 10. 5. 02:40
2004.9.24.금.
오후 6시경,
번개치기 오사카 여행을 마치고 부랴부랴 달려온 교또,
벌써 어둠과 함께 비가 내리고 있었다.
784년부터 1,100여년 동안의 수도, 세계문화유적만 17곳 지정된 유적도시.
지하를 파면 유적이 훼손되니 지하철건설을 못하고 버스만 다니는 도시,
고층건물이 별로 없고, 도로폭이 너무 좁고, 대신 인도에는 자전거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한 160여만명의 도시,
그 조용한 교또에서 첫 밤을 보내게 되었다.
‘어떻게 하실건 가요?’
다른 가족들은 둘둘 짝이 되어 방 배정에 문제가 없으나 우리가족은 셋이어서, 가이드가 물어왔다.
‘어떻게 하지?’
‘엄마아빠와 함께, 가이드와 함께, 아니면 추가요금을 내고 너 혼자’
형민에게 되물었다.
‘엄마아빠와 함께 써야지요, 뭐.............’
녀석은 잠시 생각하더니, 돈없는 아빠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인지, 썩 내키지는 않은 표정이었지만 우리와 한방을 쓰는 것에 동의해 주었다.
난 속으로 또 쾌재를 불렀다.
언제 다시 저 큰 녀석하고 한 방을 쓰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단 말인가.
이번 여행은 이래저래 남는 장사가 분명해졌다. 또 부수입이 생겼지 않은가.
‘어, 벌써 일어났어?’
‘엄마는?’
-‘세면실에 계세요’
나는 모닝콜을 듣고도 한참 늦장을 부리다가 마지못해 일어났는데, 우리집 챔피온급 아침잠보님들께선 이미 기침하시고 모든 동작을 끝낸 후였다.
천지가 개벽을 했단 말이더냐, 아침에 이렇게 빨리들 일어나 버리다니........
더군다나 녀석은 어젯밤 12시가 넘어서 돌아왔잖은가.
에니메이션 장난감 수집광인 녀석은 어젯밤 교또 시내를 뒤지며 늦게 호텔에 돌아왔었다.
평소의 우리집 아침은 엄청 시끄럽다.
지금은 둘째가 군대에 가있기 때문에 조금 덜 하긴 하지만, 내가 출근하기까지, 첫째가 학교에 가기까지, 한바탕 소란을 거쳐야 아침이 시작된다.
잠이 많기는 우리집‘그냥’도 챔피온급.
국물과 함께 아침밥을 꼭 챙기는 나의 공격을 받지 않으려고 아침잠의 그 달콤한 유혹을 떨치는데 항상 힘들어 하셨다. 한참을 뭉게고 비비꼬다가 간신히 꼭지를 떼고서야 기침을 해오지 않으셨던가.
세상의 부모들이여,
세상의 남편들이여,
들어들 보시라.
아침잠이 많은 자식들의 버릇을 고쳐주려거든, 아침잠이 많은 마누라님의 괴로움을 떨쳐주시려거든, 그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시라.
그동안 왜 소란을 떨었던지, 깨우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까마득한 옛날 일들이 될 것이다. 괴롭기만 하던 세상일이란 것이 이렇게 쉽게 풀려버릴 줄이야, 정말 신기한 것을 경험하게 되실 것이외다.
마음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한 결과를 가져오는 지를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외다.
난 이번 여행이 빨리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서울에 돌아가면 우리집이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잠보들 세계’의 챔피온 밸트 모두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철통같이 유지해왔던 ‘부부조’ ‘부자조’ ‘형제조’ ‘모자조’ ‘전가족조’의 모든 특왕급 참피온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6시경,
번개치기 오사카 여행을 마치고 부랴부랴 달려온 교또,
벌써 어둠과 함께 비가 내리고 있었다.
784년부터 1,100여년 동안의 수도, 세계문화유적만 17곳 지정된 유적도시.
지하를 파면 유적이 훼손되니 지하철건설을 못하고 버스만 다니는 도시,
고층건물이 별로 없고, 도로폭이 너무 좁고, 대신 인도에는 자전거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한 160여만명의 도시,
그 조용한 교또에서 첫 밤을 보내게 되었다.
‘어떻게 하실건 가요?’
다른 가족들은 둘둘 짝이 되어 방 배정에 문제가 없으나 우리가족은 셋이어서, 가이드가 물어왔다.
‘어떻게 하지?’
‘엄마아빠와 함께, 가이드와 함께, 아니면 추가요금을 내고 너 혼자’
형민에게 되물었다.
‘엄마아빠와 함께 써야지요, 뭐.............’
녀석은 잠시 생각하더니, 돈없는 아빠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인지, 썩 내키지는 않은 표정이었지만 우리와 한방을 쓰는 것에 동의해 주었다.
난 속으로 또 쾌재를 불렀다.
언제 다시 저 큰 녀석하고 한 방을 쓰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단 말인가.
이번 여행은 이래저래 남는 장사가 분명해졌다. 또 부수입이 생겼지 않은가.
‘어, 벌써 일어났어?’
‘엄마는?’
-‘세면실에 계세요’
나는 모닝콜을 듣고도 한참 늦장을 부리다가 마지못해 일어났는데, 우리집 챔피온급 아침잠보님들께선 이미 기침하시고 모든 동작을 끝낸 후였다.
천지가 개벽을 했단 말이더냐, 아침에 이렇게 빨리들 일어나 버리다니........
더군다나 녀석은 어젯밤 12시가 넘어서 돌아왔잖은가.
에니메이션 장난감 수집광인 녀석은 어젯밤 교또 시내를 뒤지며 늦게 호텔에 돌아왔었다.
평소의 우리집 아침은 엄청 시끄럽다.
지금은 둘째가 군대에 가있기 때문에 조금 덜 하긴 하지만, 내가 출근하기까지, 첫째가 학교에 가기까지, 한바탕 소란을 거쳐야 아침이 시작된다.
잠이 많기는 우리집‘그냥’도 챔피온급.
국물과 함께 아침밥을 꼭 챙기는 나의 공격을 받지 않으려고 아침잠의 그 달콤한 유혹을 떨치는데 항상 힘들어 하셨다. 한참을 뭉게고 비비꼬다가 간신히 꼭지를 떼고서야 기침을 해오지 않으셨던가.
세상의 부모들이여,
세상의 남편들이여,
들어들 보시라.
아침잠이 많은 자식들의 버릇을 고쳐주려거든, 아침잠이 많은 마누라님의 괴로움을 떨쳐주시려거든, 그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시라.
그동안 왜 소란을 떨었던지, 깨우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까마득한 옛날 일들이 될 것이다. 괴롭기만 하던 세상일이란 것이 이렇게 쉽게 풀려버릴 줄이야, 정말 신기한 것을 경험하게 되실 것이외다.
마음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한 결과를 가져오는 지를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외다.
난 이번 여행이 빨리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서울에 돌아가면 우리집이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잠보들 세계’의 챔피온 밸트 모두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철통같이 유지해왔던 ‘부부조’ ‘부자조’ ‘형제조’ ‘모자조’ ‘전가족조’의 모든 특왕급 참피온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